전문가들 "DF-26 발사 공개는 미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양국 군사적 긴장 관계 고조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관영 언론을 통해 괌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공개해 대중국 압박을 높이는 미국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관영 매체인 중앙(CC)TV는 인민해방군이 중국 서북부의 한 훈련장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26'을 발사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해 4월 DF-26을 인민해방군 로켓군에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지만, 발사 장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F-26은 사거리 3천∼5천741㎞로 서태평양의 괌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라는 별명이 붙었다.
나아가 DF-26은 미국 해군의 최대 전략적 자산인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훈련에서 DF-26은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생긴 4개의 비행 통제 시스템을 장착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에 힘입어 항모와 같은 이동 목표물에 대한 타격 능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대만, 남중국해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 관영 매체가 DF-26 발사 장면을 공개한 것은 미국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주의 중국 전문가인 아담 니는 "이번 훈련은 중국의 미사일 능력이 상당히 향상됐고, 항모, 군사 기지 등과 같은 미국의 전략적 자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미국에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 등으로 인해 미·중 양국의 전략적 경쟁과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기도 하다"며 "미·중 관계가 악화할수록 중국의 이러한 훈련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 들어 대만과의 통일을 강조하며 무력사용도 불사하겠다고 발언해 양안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은 12년 만에 항모를 대만해협에 투입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존 리처드슨 미국 해군 참모총장은 지난 18일 "대만해협은 국제 수역으로 우리가 통과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해당 해역을 지나는 데 있어 함정의 종류에 어떤 제약이 따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4일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맥켐벨함(USS McCampbell)과 보급함 월터 S.딜함(USNS Walter S. Diehl)이 대만해협을 지나는 항해 작전을 했다.
이에 맞서 중국 공군도 같은 날 'H-6K' 전략 폭격기, 'KJ500' 조기경보기를 포함한 여러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남쪽 바시해협을 통과하는 군사훈련을 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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