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현대차·기아차·한국GM 불법파견 사건 처리 촉구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아사히글라스 화인테크노코리아와 현대·기아자동차, 한국지엠(GM)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사건을 '늑장 수사'한다며 검찰에 항의했다.
금속노조 아사히 비정규직지회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울산·전주), 현대차 아산 사내하청지회, 기아차 화성 비정규직지회, 한국GM 비정규직지회(부평·군산·창원)는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검에 항의 서한을 제출했다.
이들은 "아사히글라스의 경우 담당 검사가 지난해 10월 수사를 완료했는데도 검찰이 무슨 이유인지 사건을 처리하지 않았다"며 "법적 판단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정치적 판단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앞서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은 2017년 9월 아사히글라스의 도급업체 근로자 178명이 불법 파견된 것이라고 보고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 명령을 내렸지만, 사건을 수사한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이 회사의 파견근로자보호법 위반 혐의를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노조는 항고했고, 대구고검은 재기 수사 명령을 내렸다. 노조는 이후 검찰이 수사를 마치고도 기소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구지검 로비에서 농성하는 등 반발해왔다.
검찰은 다음 달 13일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사건을 기소할지 판단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금속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15년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 등을 파견근로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한국GM 비정규 노동자들이 2017년 카허 카젬 사장을 고소한 사건을 검찰이 처리하지 않았다며 신속한 기소를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항의서한에서 "검찰이 불법파견에 대해 끝까지 기업의 편에서 수사를 지연하거나 불기소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이 권리를 지켜줄 것이라 믿었으나 법은 도리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짓밟는 데 일조했다. 힘 있는 자들 편으로 기울어진 검찰의 잣대 때문"이라며 "(문무일 검찰총장이) 취임사에 밝혔던 대로 검찰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숨진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도 참석했다. 김씨는 "아들이 일했던 서부발전처럼 (다른) 기업들에도 정부가 힘을 보태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들이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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