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 "끝까지 싸워달라"…옛 일본대사관앞 1일 영결식

입력 2019-01-29 13:22   수정 2019-01-2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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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할머니 "끝까지 싸워달라"…옛 일본대사관앞 1일 영결식
임종 직전 마지막 당부…전 재산 기부하고 통장엔 160만원뿐
서울광장서 일본대사관까지 시민 추모행진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워달라. 재일조선학교 아이들을 지원하는 문제를 나를 대신해 끝까지 해달라."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는 29일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김 할머니가 임종 전 남긴 '마지막 말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7년 대장암 판정을 받은 김 할머니는 지난 11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 28일 오후 10시 41분께 별세했다. 김 할머니는 28일 오전 내내 통증에 시달리며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고 윤 대표는 전했다.
윤 대표는 "어제 오후 5시 김 할머니가 갑자기 눈을 뜨고 사력을 다해 마지막 말씀을 했다"면서 "(일본 정부가) '이럴 수가 있나'라며 절규에 가까운 분노도 표하셨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는 암 투병 중에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인권 운동을 했다"면서 "지난해 화해 치유재단 해산을 위한 1인 시위를 할 때도 몸이 좋지 않았지만, 자리를 지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할머니는 늘 남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으셨던 분으로 기억된다"며 "떠나시는 그날조차도 재일조선학교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빈손으로 떠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마지막 모습으로 보여주셨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김 할머니는 전 재산을 기부해서 통장에는 160만원만 남기셨다"면서 "감사하게 연세 의료법인에서 수술비와 입원비 전액을 후원했다. 할머니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 할머니가 계시지 않는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할머니의 죽음 앞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반성하고, 새로운 결의를 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연은 이날 오전 11시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김 할머니의 빈소를 마련하고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 위원회'를 구성했다.
윤 대표,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정강자 참여연대 대표,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등 7명이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정의연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 장례위원도 모집 중이다. 이날부터 31일까지 빈소에서는 매일 오후 7시 추모회가 열린다.
발인은 다음 달 1일이다. 장례위원들이 1일 오전 8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일본대사관으로 추모 행진을 한다. 이후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장지는 천안 망향의동산이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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