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비어에 대응, 법에 저촉된다는 생각 안 해"…내달 19일 선고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의 댓글 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배득식(65) 전 기무사령관에게 검찰이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주요 정책과 각종 이슈에 대해 정부와 여당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고자 말단 부대원에게 민간인을 가장해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는 글을 게시하게 한 온라인 여론조작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견해가 다른 국민을 '불순'으로 지목하며 사찰을 반복했다"며 "범행을 엄중히 처벌하지 않으면 기무사령부는 향후 언제든지 부대원을 정치적 목적 활동에 동원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을 반복할 것으로 염려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고인은 자신의 책임을 부하들에게 전가하며 모든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국군의 정치적 중립의무와 헌법상 가치를 훼손해 헌정질서를 유린·파괴한 것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 전 사령관은 최후진술에서 "40년간 군 생활을 하면서 정도를 걸으며 어떤 직책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왔다"면서 "군인이 현장에서 가장 불명예스러운 것은 적에게 포로가 되는 것인데 현재 심정이 그와 같이 참담하다"고 했다.
또 "부임 당시 천안함, 연평도 관련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안보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유언비어가 난무해 이에 대응했던 것"이라며 "당시 법에 저촉된다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사령관으로서 지휘 책임을 면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법적 문제가 있으면 모든 책임을 사령관이 지겠다"며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배 전 사령관은 2011년 3월부터 2013년 초까지 '스파르타'라는 이름의 기무사 내 공작조직을 통해 정치 관여 댓글 2만여 건을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이른바 '극렬 아이디' 수백 개의 가입정보를 조회하고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 수십 회를 녹취해 청와대에 보고하는 등 기무사 직무와 무관한 불법 활동을 시킨 혐의도 있다.
배 전 사령관에 대한 선고는 내달 19일 오전 10시에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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