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면제 울산] 외곽순환도로 건설 '환영'…산재병원 설립 '온도차'

입력 2019-01-29 13:57   수정 2019-01-29 14:51

[예타면제 울산] 외곽순환도로 건설 '환영'…산재병원 설립 '온도차'
경제계·지역민 "물류 이송, 차량 이동 시간 줄어 기대"
산재전문 공공병원 300병상, 기대보다 규모 줄어 아쉬움도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 숙원 사업인 외곽순환도로 건설과 산재전문 공공병원 설립이 정부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지정되자 울산 각계에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공공병원 규모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축소된 것엔 아쉬움이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남기 "예타면제 2029년까지 추진…연평균 1조9천억 소요" / 연합뉴스 (Yonhapnews)
◇ 외곽순환도로 건설되면 빠른 이송…기대감 상승
외곽순환도로 건설 예타 면제는 모두 반기는 모습이다.
외곽순환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 미호 분기점(JCT)에서 동해고속도로 범서 나들목(IC)∼호계∼국도 31호선 강동 나들목까지 이어진다.
이 구간이 확충되면 울주군 두서면에서 북구 강동동까지 차량 이동 시간이 기존 50분에서 20분으로 단축된다.
현대자동차 등 대형 제조업체 사업장이 동쪽 또는 동북 쪽에 위치한 울산은 이 도로가 건설되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는 물류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은 "물류비용과 시간 단축은 물론 강동산하지구 관광개발로 인한 인구 유입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북구 주민들 역시 이동 편의성을 기대했다.
북구 연암동에 사는 김모(46)씨는 "기존 경주와 울산 북구는 연결하는 산업로는 한번 막히면 주차장처럼 정체하는 곳이라 답답했는데 외곽순환도로가 생기면 고속도로가 가까워져 한숨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도로는 문화관광 인프라로서 역할도 맡게 된다.
강동 바다에서 선사 시대 보고인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와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영남알프스를 거쳐 천년의 고도 경주로 바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형석 울산대곡박물관 관장은 "경주∼울산 간 이동 편리 측면에서 보면 경주에서 암각화 등을 거쳐 가는 관광객이 분명히 늘어날 것이다"며 "여행객의 심리적 이동 거리도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로 건설 공사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경기 상승이 예상돼 울산시와 정치권도 힘을 받을 모습이다.
시는 2조5천906억원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구가 지역구인 이상헌 국회의원은 "울산과 경주 물류 흐름을 개선해 침체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며 해양관광 인프라가 결집한 강동권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 산재전문 공공병원 추진…한국노총 "환영"vs시민단체 "500병상 규모 필요"
외곽순환도로와 달리 산재전문 공공병원 예타 면제를 두고는 반응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2003년 최초로 산재병원 건립을 건의했던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준희 한국노총 울산본부 의장은 "노동자가 절대다수인 도시에서 산재 기능을 강화한 병원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며 "향후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산재 치료 및 연구 기능이 중심이 된 병원으로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산재모병원 유관 기관으로 거론되다가 혁신형 공공병원 설립 논의 속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던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다소 신중한 반응이다.
울산과기원 관계자는 "우수한 의료진을 유치해야 시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간다"며 "향후 병원과 관련된 계획을 세울 때 이와 관련한 연구 기능 강화에 대해 고려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동안 500병상 규모 공공병원 건립을 요구해온 울산국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는 예타 면제로 산재병원 설립이 사실상 확정된 것에 유감을 표했다.
박영규 추진위 상임대표는 "시민과 소외계층에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보건복지부 산하 500병상 규모 공공병원이 필요하다"며 "300병상 수준이면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오는 30일 산재전문 공공병원을 반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산재병원과 혁신형 국립병원, 이 두 선택지를 놓고 정부와 청와대, 시민단체 등과 수차례의 협의를 거치고 많은 진통을 겪었다"며 "규모가 축소되고 산재전문 공공병원으로 결론 난 것을 일부에서 많이 아쉬워하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간 사정을 잘 살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울산공공병원은 지금부터 시작이다"며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 시민단체와 함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진료과목 확대, 전문센터 유치, 응급의료체계 구축 등 부족한 지역 민간의료 기능을 보완해 첨단연구기능을 가진 지역 거점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cant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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