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종후보 낙점…차이나머니 견제·보호무역 주도 인물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세계은행의 차기 총재로 대중 강경파인 데이비드 맬패스(63) 미국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맬패스 차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후보로 낙점을 받았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세계은행 총재 후보들을 면접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백악관이 고려하는 다른 후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추천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충성파'로 분류되는 맬패스 차관은 중국에 대한 매파적 성향 때문에 특별히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그는 세계은행의 가장 큰 수혜국 가운데 하나인 중국에 대한 세계은행의 차관 공여를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대중국 강경파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이 경제개혁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중국의 위세를 고려할 때 세계은행의 차관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경제학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선임 경제정책 보좌관으로 활동한 맬패스 차관은 재무부에 입성해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통상정책을 실행하는 데 앞장섰다.
맬패스 차관이 이끄는 부서는 재무부가 관여하는 국제통상 정책을 좌우하는 중추로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중국 자본이 미국 기술에 투자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해온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감독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제경제 현안에 대해 자기주장을 높이며 대중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과도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맬패스 차관은 중국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나치게 강경한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로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사례가 전해지고 있다.
그를 둘러싸고 강한 신념 때문에 재무부에 혼란을 일으킨다는 비판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는 새로운 제안이나 관리들의 의견을 열린 자세로 수용한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맬패스 차관은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이끌던 공화당 정부에서 각각 재무부, 국무부 관리,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소식통들은 백악관이 고려하는 다른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레이 워시번 해외민간투자공사(OPIC) 대표, 마크 그린 미국국제개발처(USAID) 처장, 로버트 키밋 전 미국 재무부 부장관, 인드라 누이 전 펩시코 최고경영자 등이 있다고 전했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오는 2월 7일부터 3월 14일까지 회원국들로부터 차기 총재 후보를 추천받는다.
블룸버그는 전통적으로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은행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총재 후보를 천거하면 다른 회원국들은 특별히 신용에 문제가 있는 인사가 아니라면 대항할 다른 후보를 추천할 의욕이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에서 세계은행 총재 후보를 물색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곳은 맬패스 차관이 이끄는 재무부 부서다.
재무부 대변인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 엘리 밀러 재무부 장관 비서실장, 트럼프 대통령의 딸이자 백악관 보좌관인 이방카 트럼프가 추천위원회를 이끌고 있으며 맬패스 차관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김용 총재가 임기를 3년여 남겨두고 최근 갑자기 사퇴 의사를 발표해 후임 총재 물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후보 3인을 발표한 뒤 오는 4월 중순까지 새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거대한 조직을 운영한 경험, 세계은행의 개발 임무에 대한 비전, 국제공조에 대한 헌신을 지닌 인물을 이상적인 후보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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