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한 지자체 시장이 직원을 꾸짖으며 시민 소유의 건물에 불을 지르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30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효고(兵庫)현 아카시(明石)시 이즈미 후사호(55) 시장은 지난 2017년 6월 자신의 집무실에서 도로 확장 사업과 관련해 건물·토지 매입 협상을 담당하는 한 직원에게 "바보냐. 오늘 불을 질러서 잡아 와라. 너, 태워서 끝내라"고 말했다.
업무 추진이 더디다고 지적하면서 건물, 토지를 적극적으로 매입하라는 의도에서 말한 것이지만,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당시의 음성이 공개되면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업무 현장에서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직원에게 부당한 지시를 하며 괴롭혔다는 점에서 '파워하라(직장에서 상사가 부하를 괴롭힌다는 의미의 신조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조간신문들을 통해 시장의 발언이 공개된 뒤 아카시시에는 오후 5시까지만 337건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즈미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내 발언이 맞다. 화가 난 상황에서 한 말로 범죄를 교사한 것은 아니다"면서 "용서받지 못할 행위를 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는 4월 열리는 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이즈미 시장은 지난 2011년 시장에 당선돼 현재 재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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