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들 "개정 산안법, '김용균법'이라 부르기도 부끄러워"(종합)

입력 2019-01-30 15:52  

대학교수들 "개정 산안법, '김용균법'이라 부르기도 부끄러워"(종합)
교수노조 "노동자보호법으로 전면 개정해야…실효성 부족"
김용균 시민대책위·민주노총 청와대 행진…"설 전에 장례 치르게 정부 나서야"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최평천 기자 = 대학교수들이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을 노동자보호법으로 전면 재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등은 30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진정한 김용균법을 주장하는 교수연구자 선언문'을 발표하며 "개정된 새 법안으로는 제2, 제3의 김용균 사건을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언문에는 대학교수 338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개정안을 '김용균법'으로 부르기에는 김용균 씨에게 너무나도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부를 자임하고자 한다면 법안을 전면 재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김용균 씨의 죽음에 대해 철저한 진실 규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개정안은 사업주의 책임 강화에 대한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사업주의 처벌과 관련해 징역형 하한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안은 이전 법과 동일한 효과를 내 사업주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개정안이 원청 사업주에 대한 책임을 강화했다고 주장한다"면서 "노동자가 사망 재해를 당해도 원청 사업주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점이 기존의 문제였는데 개정안은 원청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업장 개수만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내 도급은 전면금지돼야 한다"며 "작업 도중 죽거나 다친 노동자에 대해서는 원청 사업주가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법 전면 재개정 선언에 참여한 일부 교수들은 지난 22일 단식농성을 시작한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 등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 대표들을 위한 동조 단식을 한다. 이들은 하루 또는 한 끼 단식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고(故) 김용균 사망 사건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이날 오후 3시께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민주노총은 "김용균 님의 49재가 지나고 고인의 빈소가 서울로 옮겨진 지도 일주일을 넘어가고 있지만 진상규명·책임자처벌·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되지 않고 있다"며 "다가오는 설 전에 고인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청와대 앞에 도착한 뒤 사망 사건 진상규명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요구안을 담아 마련한 3만여명 분량의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잠시 마찰을 빚기도 했다.


soho@yna.co.kr,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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