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300', 패기 잃어가는 것 같아서 출연 결심"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아픈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인지 연기하면서 엄마들의 심정을 더 자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연기하다 보면 아이가 정말 소중하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MBC TV 토요드라마 '신과의 약속'에서 악역 우나경을 연기한 배우 오윤아(39)는 30일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인터뷰에서 아들 민이를 떠올렸다.
'신과의 약속'은 아픈 자식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는 절절한 모성과 그로 인해 윤리적 딜레마에 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오윤아는 "아이가 있어서 배역에 더 몰입된다"고 말했다. 오윤아는 지난해 MBC TV 예능 '진짜 사나이 300'에서 "아들이 실은 발달장애가 있다"고 말했다. 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하강훈련 중 고소공포증을 이겨내는 오윤아의 모습은 많은 사람을 감동케 했다.
"극 초반에 지영(한채영 분)이가 임신한 상태에서 제가 배 한번 만져봐도 되겠냐고 허락을 받고 배를 만지는 장면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슴 아팠던 장면이었어요. 나경이가 얼마나 애를 갖고 싶었는지, 또 그 애가 얼마나 소중한지가 느껴졌던 신이었어요."
실제로 어떤 엄마냐는 질문에 "바쁜 엄마라 좋은 엄마일 수가 없다"고 말한 그는 아들 민이에게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촬영이 빡빡하게 진행될 때는 극 중 제 자식으로 나오는 아이를 더 많이 볼 때가 있어요. 아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노력은 하는데 만날 수 있는 시간 점점 줄어들어요. 오래 붙어있으면 쾌활해지는데 아이가 조금 아프다 보니까 제가 하루 이틀 없으면 기분이 가라앉죠. 어리광도 부리고. 너무 미안해요."
오윤아는 다작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쉬지 않고 1년에 드라마 1∼2편에 꾸준히 주·조연으로 출연할 정도다. 그런 그가 '진짜 사나이 300'이라는 만만치 않은 예능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건 '패기를 잃어버린 것 같아서'였다.
"일단 제작진과 약속한 게 크고요.(웃음) 사실 그때 제가 저 자신한테 지쳐있던 때였던 것 같아요. 쉬지 않고 작품을 하면서 달려왔고 아이도 키우고 있고. 전 원래 깡도 있고 패기로 여기까지 온 사람인데 그걸 잃어가는 것 같았어요.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타이밍이었죠."
30대 중반, '사임당, 빛의 일기'를 찍을 때쯤엔 쉬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던 그는 연기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다.
"전 연기를 제대로 공부하진 않았어요. 어렸을 땐 감정에 충실하게만 했지만, 요즘엔 표현법 같은 것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또 사랑받는 역할을 드라마를 하면 그다음이 부담스러운데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다른 모습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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