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 답변…"위탁모 등 가사서비스, 공식 노동시장으로 편입시킬 것"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청와대는 30일 위탁 보육하던 15개월 여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위탁모를 엄벌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에 대해 "아동학대에 대한 공적개입을 강화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엄규숙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SNS를 통해 '짐승보다 못한 위탁모에게 굶기고 맞아 죽은 15개월 된 저희 딸 얘기 좀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 답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해당 청원은 피해 아동의 아버지가 제기한 청원으로, 지난달 6일부터 한 달간 22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엄 비서관은 "지난해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따라 올해 7월 출범할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아동 중심의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지자체 직영이나 공공기관 위탁 등의 방식으로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대 아동 사후관리 계획은 경찰, 법조인, 지자체 등이 참여한 아동학대사례전문위원회 심의를 통해 수립할 것"이라며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을 통해 아동학대 사례 등을 경찰과 지자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공유하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동을 학대한 사람에게 일차적으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이 상담을 권고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현재보다 더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엄 비서관은 2017년 12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제정안)'의 시행을 통해 민간 위탁모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엄 비서관은 "민간 위탁모는 부모와 위탁모 간 사적 계약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특별한 규제가 없는데 이 법은 비공식 영역에 머무르는 가사·육아를 공식 노동시장으로 편입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에는 가사근로자의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사서비스 회사가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엄 비서관은 "이 법이 시행되면 양질의 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정부가 직접 인증할 예정"이라면서 "가사서비스 이용자의 신뢰도 높아지고 근로자 실태 파악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해자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해 달라는 청원인의 요청에 대해 엄 비서관과 함께 출연한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 등에 따라 가해자의 신상 정보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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