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3차례 불펜피칭…건강에는 걱정 없다"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최인영 기자 = 지난해까지만 해도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시즌 목표는 '2점대 평균자책점'이었다.
타자의 도움이 절실한 '승리'보다는 자신의 역할이 더 큰 '평균자책점'을 좋은 투수를 결정하는 척도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을 앞두고 류현진은 생각을 바꿨다.
류현진은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하며 "올 시즌 목표는 20승"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20승'을 언급했다.
출국하는 류현진 "DL 오르지 않고, 매 경기 QS하면 20승도" / 연합뉴스 (Yonhapnews)
2015년 어깨 수술 후 끊임없이 부상과 싸우는 동안 류현진은 경기, 이닝, 승수에 갈증을 느꼈다.
류현진은 2018년에도 1.97의 놀라운 평균자책점을 올렸지만, 부상 탓에 15경기, 82⅓이닝만 소화했다. 승수는 7승(3패)이었다.
2013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7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류현진은 이제 20승을 이야기한다.
그는 "선발 투수에게는 승수가 중요하다"며 "20승을 달성하려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야 한다. 올해는 부상자 명단(DL)에 오르고 싶지 않다. 또한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해야 20승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2013년 30경기에 등판해 14승(8패)을 거뒀다. 다음 해(2014년)에도 26경기에 나서서 14승(7패)을 올렸다.
류현진이 바람대로 20승을 거두면 한국인 메이저리그 최다승(박찬호 18승) 기록도 바뀐다.
다음은 류현진과의 일문일답이다.
-- 메이저리그에서 7번째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예전과 다른 점이 있는가.
▲ 비슷한 것 같다. 비시즌 동안 체계적으로 운동했다. 김용일 트레이너와 함께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 이미 불펜피칭을 할 정도로 훈련 속도가 빠르다.
▲ 3차례 불펜피칭을 했다. 투구 수도 충분했고, 느낌도 괜찮았다. 팀의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 전에도 몇 차례 더 불펜피칭을 할 생각이다.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뒤, 2∼3일 뒤 애리조나 글렌데일로 넘어간다.
-- 올 시즌 목표로 20승을 자주 이야기했다.
▲ 모든 선발 투수의 목표가 20승일 것이다. 사실 20승을 달성하기는 매우 어렵다. '꼭 20승을 달성하겠다'라는 게 아니고, '20승을 하고 싶다'는 의미다. 20승을 달성하려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야 한다. 올해는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싶지 않다.
-- 부상을 피하는 것 외에 20승을 달성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해야 20승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자주 대결하는 같은 지구(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을 잘 상대하면 더 유리하다.
-- 예전에는 2점대 평균자책점을 목표로 말했는데 이번에는 승수를 이야기했다. 이유가 있나.
▲ 선발 투수에게는 평균자책점도 중요하지만, 승수도 중요하다. 거듭 말하지만, 다치지 않겠다는 각오도 담았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점대(1.97)를 유지했지만, 이닝(82⅓)이 너무 적었다.
-- A.J. 폴록은 다저스에 왔고, 폴 골드슈미트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갔다. 20승 달성에 도움이 될까.
▲ 폴록은 좌투수 공을 잘 치는 타자다. 투수로서는 당연히 좋은 일이다. 골드슈미트가 이제 다른 지구로 떠나 한 시즌에 두 차례 정도 만날 것 같다. 그때 꼭 이기겠다.
-- 올해 11월 프리미어 12에 출전할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은 류현진을 언급했는데.
▲ 프리미어 12에 출전할 수만 있다면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불러주시면 언제든지 갈 생각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나 구단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모른다. 규정상의 문제가 해결되면 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김경문 감독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의 위업을 이루셨다. 선수들이 감독님 등 코칭스태프를 잘 따른다면 이번 대표팀에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 한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 협상을 해야 한다.
▲ FA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 김용일 트레이너와 한 시즌을 함께 보낸다.
▲ 미국에 진출했을 때부터 개인 트레이너와 훈련하고 싶었다. 그동안 여건이 되지 않았고 올해부터 함께 시작한다. 한국,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하며 김용일 트레이너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내가 먼저 출국하지만, 곧 김 트레이너도 미국으로 건너온다.
-- 선배 추신수가 월드시리즈 진출에 대해 부러워하더라.
▲ 모든 선수가 월드시리즈를 위해 시즌을 준비한다. 추신수 선배도 그런 마음으로 말한 것 같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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