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상공회의소연합 사무총장 "광범위한 보이콧에 직면할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이전 움직임에 대해 아랍권이 또다시 경고음을 울렸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아랍상공회의소연합의 칼레드 하나피 사무총장은 전날 브라질의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과 테레자 크리스티나 농업장관을 만나 대사관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하나피 총장은 "브라질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가면 아랍권이 모든 브라질산 제품을 보이콧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브라질의 수출은 물론 고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피 총장은 "아랍권의 소비자들이 실제로 보이콧에 동참하면 아랍권 모든 국가에서 브라질산 제품을 판매하기 어려워진다"면서 "아랍국가 국민은 대사관 이전으로 브라질과 관계가 불편해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랍상공회의소연합은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의 재계를 대표하는 기구로 경제·통상 문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자국에 수출하는 브라질산 닭고기를 보관하는 58개 냉동시설 가운데 33개에 대해 잠정적으로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수출이 중단된 냉동시설 가운데 상당수가 브라질의 대형 육류업체인 BRF와 JBS의 소유로 알려져 닭고기 수출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브라질산 닭고기 수출 물량 중 사우디아라비아는 14%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수출국은 중국(11%)이었다.
사우디는 정치적 해석을 일축했으나 브라질 재계는 대사관 이전 움직임에 대한 경고로 해석하고 있다.
이어 지난 28일에는 브라질 주재 이브라힘 모하메드 칼릴 알제벤 팔레스타인 대사가 모우랑 부통령을 면담하고 대사관 이전 계획 취소를 촉구했다.
알제벤 대사는 "대사관을 이전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브라질은 물론 전 세계에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뿐 아니라 이슬람에서도 성지로 간주한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해 팔레스타인을 내쫓고 점령한 곳으로 국제법상 어느 나라 영토도 아니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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