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카리 웹(호주)은 올해 45세다.
1974년인 웹은 세살 어린 박세리(44), 네살 연상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함께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트로이카' 시대를 구가했다.
19995년부터 시작해 2014년까지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41차례 우승을 거뒀다. 지금까지 웹보다 더 많은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선수는 9명뿐이다.
언니 소렌스탐과 동생 박세리는 은퇴했지만, 웹은 꿋꿋하게 LPGA투어 무대를 지켰다.
우승 시계는 2014년 파운더스컵 제패 이후 멈췄으나 그는 변함없이 LPGA투어 대회에서 후배들과 경쟁했다.
그러나 웹은 지난해 LPGA투어 대회에 8차례 만 모습을 드러냈다. 게다가 브리티시여자오픈 이후에는 LPGA투어 대회에 발길을 끊었다.
작년 이맘때 웹은 "인생을 골프에 다 바치다 보니 정말 내가 좋아하는 건 뒷전이었다. 앞으로 대회 출전을 줄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언급 뒤에 대회 출전을 확 줄이자 '은퇴 수순을 밟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호주 대표로 출전하겠다는 열망이 물거품이 되자 낙담한 나머지 골프에 정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하지만 웹은 2019년 시즌을 앞두고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맸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보도진과 만난 웹은 "올해는 작년과 달리 대회 출전을 늘릴 것"이라며 다시 LPGA투어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웹은 지난 8월 이후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살짝 맛본 '은퇴 생활'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딴판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말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은 골프라는 사실을 짧은 휴식 기간에 뼈저리게 느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대로 내 골프 인생을 마감하기는 싫었다"고 웹은 힘줘 말했다. 그는 지난해 딱 한 번 톱10에 입상했을 뿐 이렇게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는 쉬는 동안 석 달 동안 호주에 머물면서 골프 코스 설계와 주니어 골프 교습 등 '외도'를 했다.
결국 골프를 잊지 못한 웹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다시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고 그는 밝혔다. 2019년 시즌을 대비한 이 훈련을 그는 "시험을 앞둔 벼락치기 공부"라고 표현했다.
웹은 그렇다고 전성기처럼 많은 대회를 뛰지는 않을 생각이다.
웹의 눈높이는 '우승 경쟁'에 맞춰져 있다.
'그저 그런 선수'로 맥없는 경기를 펼치다 존재감 없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마지막이라 해도 화려한 불꽃을 피우겠다는 다짐이다.
웹은 오는 7일부터 나흘 동안 호주 빅토리아에서 열리는 ISPS 한다 빅 오픈과 이어 14일부터 4일간 호주 그레인지에서 치르는 호주여자오픈에 잇따라 출전해 재기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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