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 찾는 책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치열한 세상에서 나답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자고 수없이 다짐해도 일상에서는 타인의 시선과 세상의 기준에 휘둘리기 쉽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자기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이들이 나답게 사는 비결은 과연 뭘까?
미국의 긍정심리학 연구자인 에밀리 에스파하니 스미스는 그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예나 지금이나 흔들림 없이 살아가는 이들을 연구했다. 그 결과물이자 지침서가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 석가모니, 마하트마 간디, 빅터 프랭클 등 중요한 역사 인물 이야기를 집대성하고 500명이 넘는 현대인을 대면 조사해 자기답게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아냈다.
그 공통점은 '행복한 삶'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내면에 단단히 뿌리내린 의미의 기둥이 흔들림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과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 어떻게 다를까?
저자에 따르면 행복을 좇는 사람은 오히려 불행해진다. 현대사회에서는 행복의 조건이 좋은 직장·집·배우자를 얻는 것, 즉 성공과 연결돼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행복해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 그 결과,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임에도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과 자살률이 치솟는다. 실로 안타까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의미를 추구하는 삶은 어떻게 다를까? 그것은 눈에 보이는 행복이나 편안함·안정감에 집착하지 않는다.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자기 존재 이유를 스스로 찾고 타인에게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때 그 방향이 돼주는 게 내가 사는 이유, 곧 내 삶의 의미다.
이러한 의미들은 거창하지 않을지라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확실한 힘이 돼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기 삶 속에서 스스로 찾아냈기에 외부 상황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내가 바라는 가장 나다운 모습을 살아간다. 이렇듯 비록 작을지라도 의미는 확고한 내면의 기둥이 되고, 그 의미를 찾은 사람은 시련이 닥쳐도 그 기둥에 기대어 묵묵히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의미를 좇는 삶은 개인의 행복을 좇는 삶보다 훨씬 성취감이 크다. 여기서 행복은 외면적 가치를, 의미는 내면적 가치를 뜻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 내면을 탄탄하게 버텨주는 네 기둥이 '유대감'과 '목적', '스토리텔링', '초월'이란다.
'유대감'은 가족·친구·동료·연인 등 긴밀한 대상과 맺는 관계에서 느끼는 소속감이고, '목적'은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을 함으로써 세상에 기여하는 만족감을 얻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자기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편집하는 한편으로 남의 이야기에도 공감함으로써 자기 삶을 긍정해보는 과정이며, '초월'은 자기 한계를 뛰어넘는 기쁨을 경험하는 일이다. 즉 사소한 격정을 떨치고 한 차원 높은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경험이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꿔 인생의 더 깊은 의미와 만나게 해준다.
다음은 의미 있는 삶과 관련해 저자가 인용한 19세기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과 20세기 철학자 로버트 노직의 말이다.
"배부른 돼지가 되기보다는 배고픈 인간이 되는 것이 나으며, 행복한 바보가 되기보다는 불행한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
"행복한 소크라테스가 되어 행복과 깊이 둘 다 가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깊이를 얻으려면 행복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
RHK 펴냄. 김경영 옮김. 336쪽. 1만6천원.
id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