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외국인 선수 등 '퍼즐 맞추기'가 남은 과제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고양 오리온이 상무에서 전역한 이승현(27·197㎝)을 앞세워 프로농구 정규리그 막판 강력한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오리온은 30일 울산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 경기에서 77-74로 이겼다.
이 경기는 이승현의 복귀전이었는데 이승현은 30분 53초를 뛰며 13점에 8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오리온은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부족한 원정 경기에서 이번 시즌 최강으로 불리는 현대모비스를 잡아내며 5, 6라운드에서 상위권 도약까지 노릴 전력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홈에서 16승 1패의 절대 강세를 보이던 팀이었다는 점에서 오리온의 승리는 의미가 남달랐다.
시즌 초반인 1, 2라운드에서 대릴 먼로의 부상 공백 속에 10연패까지 당했던 오리온은 정규리그 막판 이승현의 가세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10연패를 당한 팀으로는 최초로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은 물론 내심 정상까지 넘볼 수도 있다는 평이 벌써 나올 정도다.
이승현이 복귀하기 전에도 4라운드 7승 2패를 기록하는 등 탄탄한 경기력을 보였던 오리온에 대해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30일 경기를 앞두고 "(이)승현이가 오기 전에도 경기 내용이 좋았던 팀"이라며 "공격 리바운드 몇 개, 외곽슛 몇 개만 해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경계심을 내보였다.
경기당 리바운드 36개로 최하위였던 오리온은 44.2개로 리바운드 부문 1위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이날 제공권 다툼에서 34-33으로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선수도 한 명 부족한 상황에서 '이승현 효과'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기록이었다.
최근 인터뷰마다 "정규리그는 4위, 플레이오프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남은 퍼즐"이라고 밝혔다.
제이슨 시거스가 손등 골절로 팀을 떠난 오리온은 새 외국인 선수 조쉬 에코이언(33) 영입을 추진 중이다.
키 180㎝ 정도의 포인트가드인 에코이언은 정확한 외곽슛을 앞세운 득점력이 강점인 선수로 알려졌다.
최근 박재현, 한호빈 등 국내 가드들이 분전하고 있고, 에코이언까지 들어와 제 몫을 해준다면 오리온으로서는 취약점이라는 지적을 듣던 가드 라인의 전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추일승 감독은 "사실 이 선수가 급하게 영입하느라 어느 정도 기량인지 잘 모르겠다"며 "이 선수에 따라 저희가 폭발력이 생길지, 아니면 없는 것으로 치고 우리끼리 할지가 정해진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관건은 국내 선수들의 전력을 극대화하는 기용 방법이다.
오리온은 이승현이 가세하며 허일영, 최진수로 이어지는 국내 선수 '빅3'를 형성했다. 하지만 최근 허일영이 다소 부진하고, 최진수는 이승현과 군 복무 기간이 서로 엇갈리면서 함께 뛰어본 경험이 2016-2017시즌이 전부로 많지 않다.
추 감독은 "최진수, 허일영 이런 선수들이 같이 외곽으로 나가면서 움직임이 다소 겹친 부분이 있다"며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지금 있는 선수들의 호흡은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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