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서 많이 뿌린 떡밥, 시즌2에서 모두 회수…기대해달라"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시즌2 기대된다, 못 참겠다, 어떻게 거기서 끊냐, 이런 반응들 보면 기분 참 좋아요. 시즌2는 어마어마하다는 말밖엔 못 하겠네요. 하하하."
31일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류승룡(49)은 내달 11일부터 시작되는 '킹덤' 시즌2 촬영을 앞두고 한창 들떠있었다.
드라마 '킹덤'에서 권력을 탐하는 영의정 조학주부터 흥행 속도 면에서 신기록을 세우는 영화 '극한직업'의 고 반장까지, 사극과 코미디를 넘나들 정도로 폭넓은 연기를 펼친 그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와의 작업에 대해 "배우로서 어마어마한 영광이고 기회"라고 단언했다.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정교함, 수위에 대한 자유로움이 있고 드라마가 주는 긴 서사와 여유로움이 있는데 (넷플릭스는) 둘 사이 경계를 허물고 장점들만 취합했어요. 또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자막과 더빙을 통해 동시 공개되는 것도 고무적이고요. 시즌1 공개되기 전에 시즌2 제작이 발표돼서 다들 좋은 기분으로 '파이팅' 하고 있어요."
'킹덤'은 조선 시대 역병이라는 소재를 좀비로 풀어낸 국내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다. 사극과 좀비라는 생소한 두 설정을 결합해 제작 당시부터 화제에 올랐다.
류승룡은 조학주가 계비 조 씨(김혜준)와 궁궐 안 연못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눈부시게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으며 "고요하고 단아하지만, 수면 아래 엄청난 시체들이 수장된 풍경이 바로 '킹덤'의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그런 비주얼적인 충격도 있고, 무엇보다 슬픔과 허기로 조선 시대와 좀비를 잘 접목해낸 것 같아요. 김은희 작가님은 늘 책을 달고 산다고 해요. 참고문헌과 사료를 뒤져서 좀비를 어떻게 한국적인 것과 결합할지 오래 고민하셨고, 그 덕분에 '슬픈 좀비'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킹덤'에서 민초들이 먹을 것에 굶주린 것과 마찬가지로 조학주는 권력에 굶주린 인물이다. 자신의 손자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죽은 왕을 살려내는 짓까지 마다하지 않을 정도다.
"김성훈 감독님이 제안하셨어요. 조학주는 영화 '광해'(2012)에서 제가 연기했던 허균 같은 사람이라고요. 권력을 가진 자가 잘못된 신념 때문에 점점 괴물로 변한다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조학주도 시즌1에서 보여준 것처럼 처음부터 극단적인 사람은 아니었을 거예요. 조선 시대 당쟁에 대한 회의도 있고, 그것들을 권력으로 통일시킨 뒤 자기가 원하는 바대로 정치를 하려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에서 조학주는 좀비로 변한 왕을 눈앞에 두고도 눈 하나 꿈쩍 않는 사람이지만, 류승룡은 지난 2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좀비 분장을 한 배우가 가까이 다가가자 '아악'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시즌1 촬영 현장에서 전 좀비가 된 왕만 봤지, 좀비 분장을 한 민초 역 배우들은 그때 처음 봤어요. 사실 촬영 때도 조금 힘들었어요. 코앞에서 '와악' 그러시니까.(웃음) 좀비에 너무 몰입하셔서 연기하니까 조금 섬뜩하더라고요."
그는 '킹덤'은 인간 군상에 대한 두려움을 얘기하는 영화라며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영화 '미스트'(2007)를 예로 들었다.
"'미스트' 같은 영화 엄청 무섭잖아요. 보고 나면 찝찝하고 뒷맛도 오래 남고요. '미스트'랑 '킹덤'은 그 지점에서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적어도 좀비는 서로 뜯진 않잖아요. 근데 조학주는 권력을 위해 딸도 이용하려 들죠."
시즌2 촬영을 앞둔 그는 '킹덤'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시즌2에서는 소위 '떡밥'이 회수가 됩니다. 시즌1에서 많이 뿌려놓은 것들이 기대 이상으로 거둬져요. 시즌1과 시즌2는 각각 축구 전후반에 해당한다고 봐요. 시즌2에선 시즌1이 안배해놓은 것들을 회수하기 위한 게 어마어마하게 들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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