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당 서기에 '인사 전문가' 치위 중앙조직부 부부장 임명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외교부 이인자 자리에 외교 경험이 없는 공산당 간부가 임명됐으며, 이는 외교부에 대한 당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장예쑤이(張業遂) 전 외교부 공산당 위원회 서기의 후임으로 치위(齊玉) 당 중앙조직부 부부장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 위원회 서기는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 이어 중국 외교부의 이인자 자리이다.
이러한 막중한 자리에 정통 외교관 출신이 아니고 외교 경험도 없는 당 간부가 임명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산시(陝西)성 출신인 치위 신임 서기는 서북정법대학을 졸업한 후 칭하이(靑海)성, 지린(吉林)성 등에서 근무했으며, 2015년 당의 조직과 인사 관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전문가들은 치위 서기의 임명은 중국 외교에 대한 당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치위 서기는 천시(陳希) 중앙조직부장의 직속 부하였는데, 천 부장은 젊은 시절 시 주석의 칭화대 동창이자 기숙사 룸메이트였으며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최측근의 직속 부하를 외교부에 보내 외교정책 수립 등에서 정통 외교 관료의 영향력을 줄이고, 시 주석의 '친정 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얘기다.
무역전쟁과 대만,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미국과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외교 부문에 대한 장악력 강화가 더욱 절실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리자(竹立家) 중국 국가행정원 교수는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외교는 중국 정부에 갈수록 중대한 사안이 되고 있다"며 "시 주석은 치위 서기 임명을 통해 외교 문제에 대한 당의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임명으로 왕이 외교부장은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한 외교 활동에 집중하고, 치위 서기는 외교부 내 조직과 인사 관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임명이 국제무대에서의 위상 강화로 갈수록 많은 인재를 필요로 하는 중국 외교부의 과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달리 양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는 "치 서기가 인사 전문가인 만큼, 외교부의 인재 채용과 보상 시스템을 개혁해 더욱 많은 유능한 인재를 외교 부문에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