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노조 "동종사 인수는 구조조정 예고…매각 백지화하라"

입력 2019-01-31 15:06   수정 2019-01-31 15:08

대우조선 노조 "동종사 인수는 구조조정 예고…매각 백지화하라"
현대중공업 그룹 인수 소식에 대우조선 직원들 경계감



(거제=연합뉴스) 이정훈 박정헌 기자 =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 그룹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31일 기정사실로 드러나면서 대우조선 직원들이 술렁인다.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대우조선해양은 IMF 구제금융 사퇴로 1999년 산업은행 관리체제로 들어갔다.
20년 동안 주인 없는 회사로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 인수가 유력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직원 대부분이 근무하는 거제 옥포조선소 직원들은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사 인수 소식에 경계감부터 드러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중·대형선박·해양구조물 제작이 가능한 야드가 3곳이나 있는 현대중공업 그룹은 세계 2위 조선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강력한 경쟁자이자 동종업계 세계 1위 기업이다.
조선업계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데다 대우조선해양과 사업구조가 일부 겹친다.



인수가 현실화하면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 것이란 인식이 대우조선해양 직원들 사이에 팽배하다.
옥포조선소 한 직원은 "동종 사가 인수를 하면 인적 구조조정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직원들 입장에서는 독자생존을 가장 원하지만 주인을 찾아야 한다면 덜 나쁜 주인이 들어오는 것을 바란다"며 "현대중공업 그룹이 인수자로 나서면 겹치는 분야는 정리하지 않겠느냐는 불안감이 있다"고 전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대중공업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동종업체가 인수자로 나서는 것을 반대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노조는 "동종 사 인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한다"며 "매각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불응하면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태준 대우조선 노조 정책실장은 "재무적으로 건전하고 고용과 단체협약을 승계한다면 어느 회사든 인수자로 상관없지만,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등 동종 사는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당사자로 매각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 실장은 "이번 매각은 밀실 합의에 의한 것으로 즉각 멈춰야 하며 대우조선 노조도 당사자로 참여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2008년 산업은행이 매각을 시도할 때도 이번과 같은 이유로 현대중공업 참여를 반대한 바 있다.
거제상공회의소는 대우조선해양이 주인을 찾아야 한다면서도 과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환중 거제상의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이 주인을 찾는 점은 환영하지만, 동종업체 인수 소식에 지역사회 걱정이 많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sea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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