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분당 1년만에 '제2의 국민의당' 논의 수면 위로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설승은 기자 =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내 옛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재결합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해 만들어진 바른미래당 보다는 평화당이 '재결합 군불떼기'에 더욱 적극적이다.
국민의당 분당 약 1년 만에 '도로 국민의당' 논의가 나온 배경에는 두 당 모두 저조한 지지율 속 작년 6·13 지방선거 참패를 경험하면서 차기 총선에서 독자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깔렸다.
국민의당 창당 때 '반문'(반문재인)을 외치며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만큼 민주당으로 돌아가기도 여의치 않아 '중도·호남'을 발판삼아 기사회생을 노린다는 포석이다.
바른미래당 내 호남 중진 의원들과 평화당 의원들은 작년 지방선거 이후 물밑 논의를 이어가며 공론화 시기를 저울질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 악재가 잇따르고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공론화를 시도, 양당제 회귀 흐름 속에 제3지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통합 명분으로 내세웠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을 앞세워 제3지대론을 내세웠던 국민의당 창당 때와 명분은 유사하지만, 이번에는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을 외치고 있다.
통합 논의는 전날 평화당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과 장병완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박주선·김동철 의원 회동을 기점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양당 분위기는 일단 사뭇 다른 상황이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내부 상황이 복잡한 바른미래당과는 달리, 소속 의원 전원이 국민의당 출신이자 호남 의원들로 구성된 평화당의 경우 똘똘 뭉쳐 통합을 추진할 태세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31일 의원총회에서 "여권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고 제1야당은 과거 국정농단 세력의 부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믿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여당과 제1야당이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평화당은 혼란스러운 국정을 수습하고 진정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의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최선의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통합 논의에 대해 "상당히 가능성 있게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이 전당대회 전후 '박근혜당'과 '비박근혜당'으로 분열할 확률이 크고 바른미래당의 유승민 전 대표 등은 '비박당'으로 갈 것"이라며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제2의 국민의당 체제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부 평화당 의원들과 우리 당 의원들이 만나서 그런 부분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당내에서 진로를 놓고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를 거친 후에 (그런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또다시 당내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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