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없는 겨울'에 운영 진땀…전북 전 지역에 2∼11㎝ 눈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31일 전북지역에 쏟아진 함박눈 덕에 '겨울 가뭄'을 겪고 있던 스키장과 썰매장이 활기를 되찾았다.
이날 눈은 한달여 만에 찾아온 것으로, 그야말로 '단눈'이었다.
오후 3시 현재 장수 11㎝, 임실 9.5㎝, 무주 9㎝, 남원 6.1㎝, 진안 5.9㎝, 전주 3.6㎝, 고창 3.5㎝, 김제 2.3㎝의 적설량을 보였다.
기상지청에 따르면 완주는 지난달 11일 0.4㎝ 눈이 내린 이후 51일 만에 눈을 맞았다.
전주와 남원은 지난 1일에 각각 0.1㎝, 1.4㎝의 적설량을 기록한 이후 31일 만이다.
새벽부터 하얀 눈이 어둠 사이로 내리자 '지리산남원 바래봉 눈꽃축제' 썰매장과 무주덕유산리조트는 그제야 제설기 가동을 멈췄다.
남원 눈꽃축제 썰매장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눈이 부족해 저녁마다 3∼4대의 제설기를 쉼 없이 돌렸다.
최근 눈 다운 눈을 본 적이 없던 터라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다.
제설기 가동에 투입되는 인력의 인건비와 전기요금도 상당한 부담이었다.
그런데도 겨울 분위기를 연출하려면 썰매장뿐만 아니라 눈사람이 조성된 '눈동산'과 축제장 내 나무에도 연신 인공눈을 뿌려야 했다.
인공설은 뭉쳐지지 않아 아이들 눈싸움에 부적합하지만, 썰매장을 운영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축제 주최 측인 '운봉애향회' 관계자는 "최근 이 지역에 눈이 내리지 않아 썰매장 운영이 쉽지 않았다"며 "오늘 꽤 많은 눈이 내려 오늘부터 며칠 간은 제설기를 돌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반색했다.
무주덕유산리조트도 눈이 반갑기는 마찬가지.
스키장은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 눈이 녹지만 않으면 운영에 문제가 없지만, 이용객에게는 설질(雪質)이 관건이다.
슬로프에 인공설만 뿌려지면 스키나 스노보드가 부드럽게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설질에 불만을 갖는 이용객을 대할 때면 진땀을 뺀다.
인공설과 자연설의 적절한 배합은 겨울스포츠 최상의 조건이라는 게 무주리조트 관계자 설명이다.
제설기를 만든 인공눈을 슬로프 전체에 평탄하게 펴는 '정설작업'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수십 일 만에 슬로프에 골고루 내려앉은 눈은 그래서 더 반갑다.
무주리조트 관계자는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지 않아 그나마 스키장은 눈이 없는 겨울을 버텨낼 수 있었다"며 "다만 인공설에 자연설이 섞이면 이용객 만족도가 상승하는 등 겨울스포츠에 더 쾌적한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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