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홍준표 "횟수 제한하면 검증 부족"…황교안 "당 선관위 정한대로"
김진태 "합동연설회는 당원 자발적 참여…오세훈, 자신 없으면 나오지 말라"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이동환 이은정 기자 =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의 룰을 놓고 당권 주자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당 선관위가 결정한 '합동연설회 4회·TV 토론회 2회' 룰에 대해 일부 주자들이 공정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31일에도 설전이 벌어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전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따로 만나 TV 토론회 횟수를 2회로 제한하는 대신 합동연설회를 그보다 많은 4회로 배정한 것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오 전 시장 측은 TV 토론회 횟수를 제한하면 후보 간 치열한 검증을 하는 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조직과 세 동원으로 선거운동이 얼룩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합동연설회를 열면 과거 체육관 선거처럼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저서 '미래 - 미래를 보는 세 개의 창'의 북콘서트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미래지향적인 정당은 충분한 검증 기회를 갖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즘엔 유튜브 등이 있으니 방송사 사정 때문에 TV 토론회 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시대적인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또 "선관위의 관련 결정은 과거 회귀적이며 퇴행적인 판단"이라고 비판하면서 "앞으로 당에서 (룰 개정 관련)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북콘서트에서 전대 출마 발표를 미뤘다.
오 전 시장 측은 비대위로부터 전대 룰 개정에 관한 대답을 들을 때까지 출마 선언을 유보한다는 방침이다.
홍준표 전 대표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상황에서 오 전 시장의 출마 선언이 늦어지자, 당 일각에서는 오 전 시장이 전대 출마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오 전 시장은 기자들의 출마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아직 출마 선언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 조금 더 고민할 부분이 남아서 그 고민을 숙성시킨 후에 출마 선언 여부를 공개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대 룰이 끝내 바뀌지 않으면 출마를 재고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출마 선언은 그런 고민 때문에 미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점은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당 선관위의 잠정적인 TV토론 일정을 보니, 특정 후보를 위해 횟수를 최소화해 검증 기회를 안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TV토론 횟수 제한은 이미 특정 후보에게 줄 선 선관위 실무자급 국회의원의 작품이라고 들었다"고 밝힌 뒤 "투표 전까지 본선 TV토론을 3회 이상 마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투표 당일 TV토론을 추진하는 것은 선거 사상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그러면서 "TV토론 일정은 후보자 측 대리인과 합의해 정하는 것이 관례인데, 그렇게 하지 않을 거면 선거하지 말고 당대표를 그냥 추대하라"라며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덧붙였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TV토론 횟수와 관련, "여러가지 의견을 들어 선관위가 결정했을 텐데 선관위가 정한 절차대로 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김진태 의원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합동연설회를 하면 인원 동원하느라 돈 싸움이 된다고 하는데 걱정하지 말라"라며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하는데 왜 후보의 돈이 들어가는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히려 합동연설회를 더 늘리지 못해서 아쉽다. 당원들이 후보 얼굴을 한 번은 봐야 할 것 아닌가"라며 "합동연설회를 줄이자고 불만을 제기한 오 전 시장은 그렇게 자신 없으면 전대에 나오지 말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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