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치료하고 골프·스키까지'…北, 관광상품 개발 박차

입력 2019-02-04 07:00  

'온천치료하고 골프·스키까지'…北, 관광상품 개발 박차
北매체, 연일 관광상품 소개…제재완화 이후 대비하는 듯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북한이 최근 관광상품을 다양화하며 관광객 유치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
4일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겨울철을 맞아 마식령 스키장에서는 스키 관광이 한창 진행 중이다.
마식령 스키장은 북한이 세계적 수준의 스키장을 만든다며 건설해 지난 2013년 12월 31일 강원도 원산시 인근 마식령에 준공한 스키장이다.
특히 250개 외국인 전용 객실과 150개 북한 주민용 객실을 비롯해 수영장과 당구장, 오락실, 무도장, 이발소 등을 포함해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스키 공동훈련이 개최된 곳이기도 하다.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은 마식령 스키 관광 기간이 3월 말까지이며 1박 2일, 2박 3일, 3박 4일 등 다양한 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일 마식령 스키장이 "겨울철 체육관광을 즐기는 손님들로 흥성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중앙TV가 방영한 마식령 스키장 영상을 보면 북한 매체들의 주장과 달리 실제 이용객 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북한 매체가 연일 이곳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것은 주요 관광지로 육성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 자원으로 꼽히는 온천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새해 들어 평양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남포특별시 강서구역의 역사유적들과 강서약수를 함께 돌아보는 관광상품을 여러 차례 소개했다.
특히 강서약수공장의 '약수목욕탕'에서 온수욕과 족심욕을 비롯한 치료욕과 운동치료를 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강서약수는 '조선 국보 56호'로 지정된 특산물이다. 칼슘, 마그네슘, 칼륨, 게르마늄 등 인체의 필수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만성위염, 위·십이지장 궤양, 동맥경화 등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2004∼2005년 '강서청산수'라는 이름으로 시판된 바 있으나, 2008년 남북관계가 경색된 이후 판매가 중단됐다.
북한은 과거에도 각종 선전 매체에서 강서약수를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관광상품으로 출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평안남도 양덕군에서는 온천관광지구 건설이 진행 중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8월과 11월(북한 보도 날짜 기준) 직접 두 차례나 건설 현장을 방문해 '세계적 수준의 관광 휴양 및 요양기지'를 꾸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북한 해외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상품도 채비하고 있다.
대외 선전용 사이트 '내나라'는 지난달 22일 골프장, 수영장, 경마장 등을 갖춘 '온성섬 관광 개발구'를 소개하며 "섬의 양측 대안에 조선과 중국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하고 세관, 통행검사, 검역 등 신속한 통행을 보장하기 위한 시설들을 배치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온성섬 관광 개발구에) 두 나라 사이의 국경 통과지점이 개설되면 지대개발과 관광에 필요한 인원 및 물자의 출입에 유리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장호 부연구위원과 이정균 전문연구원도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 1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원산-금강산 관광특구,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무봉관광개발구, 온성섬 관광개발구 등을 중심으로 중국인 단체여행객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총력노선을 선언한 북한이 관광산업 육성에 남다른 정성을 쏟는 것은 강력한 대북제재로 외화벌이 창구가 막힌 상황에서 관광이야말로 이를 극복할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당장은 제재로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기 어렵지만, 비핵화·평화체제 논의 진전에 따라 맞이하게 될 '제재완화 혹은 해제' 이후를 준비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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