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고대 이집트의 '소년 파라오'로 널리 알려진 투탕카멘 무덤의 보존 작업이 9년 만에 완료됐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작업을 맡아 온 미국 게티 보존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1922년 발견된 이후 습기·이산화탄소 등에 노출되거나 긁히며 손상됐던 투탕카멘 무덤에 더는 변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작업을 끝마쳤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무덤 내실을 찾은 관광객들이 벽화에 직접 접촉하는 것은 막고, 관람대와 조명등, 안내판 등을 새로 만들어 관광객들이 무덤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왔다.
관광객들이 몰고 온 습기, 이산화탄소와 먼지를 빼내 무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환기 장치도 설치됐다.
연구진은 "이 모든 장치는 바닥, 천장, 벽 어느 곳에도 부착되지 않아 무덤에 손상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설치됐다"며 "우리는 관광객을 계속 수용할 수 있으면서도 유물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제공]
연구진은 벽화에 나타난 수많은 갈색 반점들은 페인트층을 뚫고 깊게 남겨진 곰팡이 자국이지만 곰팡이는 무덤이 처음 발견되기 전에 이미 죽어 더는 벽화를 손상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1922년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이집트 남부 룩소르주(州) 나일강 서쪽 '왕가의 계곡'에서 처음 발견한 투탕카멘의 무덤은 '황금가면'을 쓴 미라가 화제가 되며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지만, 이후 벽화 표면 곳곳이 일어나고 나무 관의 칠이 벗겨지는 등 내부 손상이 이어져 심각한 상태가 되자 보존 절차에 들어갔다.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을 지낸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는 보존 작업이 투탕카멘의 무덤을 구했지만 이대로 가면 무덤 상태가 500년도 지속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관광객의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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