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니 루오프 교수팀, 단결정 그래핀 열처리로 흑연 생산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배터리나 스마트폰 제조에 사용되는 흑연의 품질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로드니 루오프 자연과학부 특훈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단결정 그래핀(Graphene·탄소 원자가 육각형으로 결합한 구조의 신소재)을 사용한 열처리 공정으로 흑연 결정이 나란하게 정렬된 '고품질 흑연'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흑연을 포함한 대부분 재료는 다결정 구조를 가진다. 이는 재료를 이루는 결정 속 원자 배열이 다양하다는 뜻이다.
서로 다른 원자 배열을 가진 결정들이 연결돼 하나의 물질을 이루는 것인데, 이런 다결정 재료는 결정들이 만나는 경계면에 결함이 존재해 해당 물질의 특성도 저하된다.
자연에서 발견되는 흑연이나 인공적으로 합성한 흑연도 다결정 구조이고, 아직 대면적 단결정 흑연을 만드는 기술은 개발되지 못했다.
루오프 교수팀은 화학기상증착법(화학 물질을 플라스마나 열을 이용해 박막으로 형성시키는 방법)으로 성장시킨 단결정 그래핀을 흑연 재료가 될 탄소 기반 물질 내부에 위치시켰다. 이후 높은 온도로 열처리하자 다른 물질은 사라지고, 탄소만 남아 흑연으로 변했다.
이때 단결정 그래핀에 가까운 영역에서부터 고 배향성 흑연을 가진 고품질 흑연이 형성됐다.
열처리 온도가 더 높아지자 이런 효과는 더 커졌다. 아직 흑연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탄소 원자들도 그래핀 주변의 고 배향성 흑연 영향을 받아 전체적으로 비슷한 결정 방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흑연 합성 연구가 더 진행되면 필름 형태의 흑연 생산도 기대할 수 있다.
루오프 교수는 "흑연의 수많은 용용 분야와 수요를 고려했을 때, 품질이 좋은 대면적 단결정 흑연 필름은 중요한 기술"이라면서 "지금까지 작은 조각 형태로 제조됐던 흑연을 대면적 필름 형태로, 더 나아가 단결정으로 합성하게 되면 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의 학술지인 '머티리얼즈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 1월 24일 자에 게재됐다.
hk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