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최초 달 여행자' 낙점…자체 의류브랜드 사업 실패
주가, 지난해 고점의 절반이하 추락…아마존 도전도 부담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세운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로켓을 이용해 처음으로 달 탐사를 하게 될 민간인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일본의 40대 억만장자가 최근 사업에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민간인 최초 달 여행자로 선정된 일본인 사업가 마에자와 유사쿠(42)는 최근 자체 의류 브랜드 개발 사업에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일본의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스타트 투데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과거 백화점에서만 판매되던 유명 브랜드 의류를 자신이 설립한 온라인 쇼핑몰 '조조 타운'에서 판매해 큰 성공을 거뒀다.
마에자와는 유명 브랜드 의류 판매에 그치지 않고 자체 의류 브랜드를 만드는데 도전했지만 많은 난관에 부닥쳤다.
신문에 따르면 다음 달 종료되는 2018-2019 회계연도에만 이 브랜드에서 1억 달러(약 1천120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마에자와는 "아주 값비싼 경험이었다. 우리는 새로운 조치들을 하나하나 실행해나갔지만, 판매를 강화하지 못했다"며 "나의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인 '조조수트'(Zozosuit)가 매출을 활성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조조수트'는 일정 간격으로 흰색 점이 찍힌 몸에 붙는 옷을 입고 찍은 스마트폰 사진을 통해 고객의 신체 사이즈를 파악, 이에 맞는 옷을 제작해주는 일종의 맞춤 의류 제작 서비스다.
하지만 일부 고객은 이런 방식으로 제작한 옷이 맞지 않는다는 불만을 제기했고, 일각에서는 '조조수트'가 홍보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논란 속에 조조 타운의 지난 회계연도 첫 9개월간 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6%나 줄어들었고, 주가는 지난해 고점의 절반 아래까지 추락했다.
펑크록 밴드의 드러머였던 마에자와는 20년 전 조조 타운을 세울 당시에는 레코드판과 CD 등을 수입해 판매했다.
이후 의류로 업종을 변경해 큰돈을 모았고, 유명 여배우와 사귀거나 트위터에 도발적인 메시지를 남겨 종종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에는 스페이스X 로켓을 이용한 첫 민간인 달 탐사 주인공으로 밝혀지면서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리게 됐다,
그러나 이런 유명세와 달리 그의 사업은 최근 실패의 연속이다. 쌓인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세일을 반복하면서 브랜드 가치마저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 조조 타운이 전 품목 10% 할인 혜택을 주는 회원제를 도입한 직후 이 사이트 내 제품 판매 중단을 선언한 일본 최대 의류기업 온 워드 홀딩스의 대변인은 "할인을 계속하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온 워드 이외에도 지금까지 조조 타운에 입점했던 1천255개 브랜드 중 42개가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여러 사이즈의 상품을 한꺼번에 주문한 뒤 고를 수 있는 '프라임 워드로브' 서비스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라쿠텐증권의 리카 마쓰무라 애널리스트는 "그간 조조는 패션분야의 전문지식과 웹사이트 및 애플리케이션의 강점을 이용해 이점을 누렸다"며 "그러나 아마존이 신체 사이즈 측정 없이 딱 맞는 옷을 판매할 수 있는 기술로 접근한다면 조조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첫 민간인 달 탐사에 사용될 유인우주선 '스타십'의 '랩터 엔진'을 공개한 바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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