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현대캐피탈은 3일 악재 속에서 라이벌 대한항공을 맞이했다.
주전 센터 신영석이 종아리 부상으로 재활 중인 가운데, 팀을 대표하는 공격수 문성민까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이날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2(19-25 25-23 25-19 13-25 15-13)로 제압하며 흔들리지 않았다.
풀세트까지 가는 힘겨운 경기였지만, 현대캐피탈은 승점 2를 보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경기 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전광인의 리더 역할이 빛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선수들 두 명이 부상으로 빠졌는데도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오늘 '역시 전광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광인이 마지막에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고 총평했다.
전광인은 이날 서브에이스 2개,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4득점으로 활약했다.
이 서브에이스 2개는 모두 5세트 대한항공을 추격하는 장면에서 나왔다. 전광인이 5세트 득점포를 터트리면서 현대캐피탈은 짜릿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전광인은 "형들이 맡았던 자리가 커서 형들의 빈자리가 많이 느껴지겠다 생각했다. 경기하면서 빈자리가 보인다면 형들이 미안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그런 모습을 안 보이려고 더 밝게 했다. 선수들이 한마음이 돼서 경기했다"고 말했다.
이런 모습은 최 감독이 전광인에게 기대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어제 훈련 후 광인이에게 리더 역할을 주문했다. 광인이는 리더십이 있다. 마지막에 어린 선수들에게 소리쳐주면서 계속 리드하는 모습을 봤다"고 대견해 했다.
전광인은 경기 초반부터 더욱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평소보다 빨리 체력이 떨어지기도 했다.
최 감독은 이런 상황을 재빨리 간파하고 전광인에게 4세트 휴식을 줬다. 휴식을 주는 김에 크리스티안 파다르도 코트에서 빼줬다. 이는 현대캐피탈이 4세트를 대한항공에 내주고 5세트로 끌려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전광인은 "평소보다 많이 뛰어다니고 파이팅을 많이 넣어서 힘들었던 것 같다. 서브가 강하게 들어오다 보니 흔들리기도 했다.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몸이 조금씩 굳어가는 것을 느꼈다"며 "4세트에서 쉬면서 5세트에 나갈 힘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문성민과 신영석은 다음 주 이후에 돌아올 전망이다. 전광인은 당분간 리더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
전광인은 "오늘 경기를 계기로 코트에서 더 많이 파이팅을 외치고 밝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좀 더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성민이 형이 없어서 감독님께서 많은 걱정을 하셨지만, 오늘 우리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 발이라도 더 뛰려고 노력해서 형들의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워갈 것이다. 저뿐 아니라 모두가 빈자리를 채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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