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좋은 관계가 이라크의 근본 이해 관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바르함 살리 이라크 대통령은 자국에 주둔하는 미군이 이란을 감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살리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감시하기 위해 미군을 이라크에 주둔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주둔 미군은 테러리즘과 싸운다는 특정한 임무와 관련해 이라크와 미국이 맺은 합의에 따른 것"이라며 "미군은 그 임무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신의 문제로 이라크에 과중한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이 강대국이지만 우리가 사는 이곳에 그들의 정책을 최우선으로 밀어붙이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살리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 CBS 방송과 한 인터뷰에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주둔 미군은 아마 유지할 것"이라며 "그 이유 가운데 한 가지는 이란을 조금 감시하기 위해서인데 이란이 정말 문제라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의 미군기지들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문제가 많은 중동 지역을 지켜보기에는 완벽한 장소"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이란을 공격한다는 뜻은 아니고 그저 감시할 수 있기 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이라크 정부는 우방이자 인접국인 이란을 미군이 군사적으로 감시하도록 허용 또는 묵인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라크로서는 미국뿐 아니라 정치, 종교, 안보, 경제 등 전 분야에서 밀접한 이란과도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탓에 두 적성국 사이에서 '등거리 실리 외교'를 표방한다.
살리 대통령은 '이란 감시용' 미군 주둔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라크 정부와 전혀 관계없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라크는 이란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게 근본적인 이해관계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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