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혐의는 부인…"군경, 다른 용의자 추적 중"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달 필리핀 남부에서 발생한 성당 자살폭탄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무장세력 용의자 중 5명이 자수했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필리핀 경찰청장의 말을 인용해 무장조직 아부사야프 소속 간부 캄마 파에 등 조직원 5명이 지난 주말 경찰에 자수했다고 4일 보도했다.
오스카 알바얄데 필리핀 경찰청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파에 등의 자수 소식을 전하며 "파에는 군사 공격을 받다가 죽는 것을 원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아부사야프는 300∼400명의 무장 조직원을 거느린 단체로 그간 폭탄 테러, 납치, 인질 참수 등으로 악명을 떨쳤다.
앞서 필리핀 남단 술루주(州) 홀로 섬에서는 지난달 27일 주일미사 중인 성당에서 두 차례 폭발물이 터져 23명이 숨지고 100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에두아르도 아노 필리핀 내무장관은 인도네시아인 부부가 아부사야프의 도움을 받아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아부 후다'란 이름을 쓰며 술루주에 거주해 온 인도네시아인 남성이 부인을 불러들여 자살폭탄테러에 나섰다는 것이다.
파에 등은 이 부부가 테러를 실행하도록 조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 아부사야프의 사령관 하티브 하잔 사와드잔과 이 부부 간의 만남도 파에가 주선했다고 알바얄데 청장은 밝혔다.
하지만 파에 등은 테러 관련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파에는 이번 테러 계획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연관되지는 않았을 수 있다"며 "군경은 다른 용의자도 쫓고 있다"고 말했다.
IS는 지난달 참사 당일 자체 선전 매체 아마크(AMAQ) 통신을 통해 성당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군에 아부사야프의 소탕을 지시했다.
이에 필리핀군은 같은 달 31일 공격용 헬기 2대와 포병부대를 동원해 정글 지역에 있는 아부사야프 근거지를 집중 공격, 반군 3명을 사살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정부도 경찰 대테러 특수부대인 '88파견대'(덴수스 88) 소속 팀을 필리핀으로 보내 테러 용의자들의 신원 파악을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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