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귀향은 하늘이 도와야"…총력 방역에 경기 구제역 주춤

입력 2019-02-06 14:07  

"설 귀향은 하늘이 도와야"…총력 방역에 경기 구제역 주춤
설 연휴 발생·의심 신고 '0'…"2주가 고비"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설에 고향에 갔다 온 게 언제인지 생각이 안 나네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경기도청 구제역 상황실에서 만난 임효선 동물방역위생과장은 '마지막 귀향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멋쩍은 듯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임 과장을 비롯해 10여명의 공무원이 연휴 기간 내내 상황실을 지켰다.
순번을 정해 이 가운데 4명이 돌아가며 야간근무를 해 상황실은 24시간 가동됐다.
보통 11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구제역이 발생해 상황실은 매년 이런 식으로 운용된다.
임 과장은 "축산 관련 공무원 사이에선 명절에 고향에 가는 것은 하늘이 도와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이번에는 그나마 어머니가 역귀성 하셔서 잠시나마 함께 명절을 지냈다"고 말했다.
시군의 거점소독시설 22곳과 구제역이 발생한 안성의 양성면, 금광면에 설치된 통제초소 12곳의 상황도 비슷하다.
특히 안성시는 이번 연휴 기간 중 3∼6일은 5급 이상 간부급이 초소 근무를 서라는 우석제 시장의 지시로, 과장급(5급) 공무원들이 초소 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초소에서 축산농가를 방문하는 원유수송 차량이나 사료 차량을 소독한 뒤 전산에 입력하고 소독 필증을 교부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이런 총력 방역으로 설 연휴 경기에서 구제역은 추가로 발생하지 않았다. 의심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다.
경기지역에서는 지난달 28일 금광면, 29일 양성면 농가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했다.
도는 구제역 발생 농가와 인접한 농가 등 25곳의 소, 돼지 등 우제류 2천223두를 살처분했다.
이후 경기 전역의 소, 돼지 등 우제류 234만 마리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해 지난달 31일 마무리했다.
도는 구제역 발생 직후 이런 조치가 곧바로 이뤄져 구제역이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
임 과장은 "백신 접종 이후 보통 열흘 안에 항체가 생기는데, 재발 없이 3주는 지나야 마음을 놓을 수 있다"며 "접종이 완료된 지 1주일이 지났으니 앞으로 2주를 잘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zorb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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