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폭행으로 후배 숨지자 차 트렁크에 시신 버리고 도주

입력 2019-02-06 20:16  

상습폭행으로 후배 숨지자 차 트렁크에 시신 버리고 도주
구미 원룸 살인사건 피의자 2명 구속…"평소 말 안 들어 폭행"



(구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경북 구미경찰서는 6일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함께 살던 후배를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21)씨와 B(21)씨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의 도피를 도운 혐의(도피자금제공)로 친구 C(21)씨를 구속하고 D(2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2명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달 27일까지 한달여가량 구미시 진평동 한 원룸에 함께 살던 후배 E(20)씨를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마지막 폭행이 있었던 지난달 27일 오후 8∼9시께 원룸 베란다에 숨진 채 쓰러져 있는 E씨를 발견했다.
그는 이튿날 오전 5시께 공범 B씨와 함께 이불로 싼 E씨 시신을 빌린 차 트렁크에 옮긴 뒤 원룸에서 1㎞ 정도 떨어진 식당으로 이동해 밥을 먹었다.
이들은 식당에서 나오다가 경찰 순찰차를 발견하자 근처에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경찰은 "A씨는 시신을 옮기기 전 친누나에게 연락해 차를 가져오도록 했다"며 "A씨와 B씨가 트렁크에 시신을 싣는 것을 목격한 누나가 어머니에게 연락해 경찰에 신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피의자들이 사용한 차에서 E씨 시신을 수습한 경찰은 서울 경찰과 공조한 끝에 지난 3일 서울 한 쇼핑몰 앞에서 A·B씨 2명을 체포했다.
경찰 조사결과 피의자들은 숨진 후배가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폭행을 가했고 피의자 가운데 1명은 흉기로 E씨 한쪽 허벅지를 찌르기도 했다.
피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 심부름이나 청소를 시키면 행동이 느리고 말도 잘 듣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피해자는 폭행에 따른 상처 등으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제때 치료도 받지 못해 평소 잘 걷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시신 발견 당시 얼굴과 팔 등에 두들겨 맞은 상처가 많았고 다리 일부 조직은 괴사한 상태였다"며 "폭행 경위 등을 추가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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