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에 이의제기"…野반대에도 개헌안 의회 통과할 듯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집트 야권은 대통령의 임기연장에 반대하는 연합을 만들었다고 현지 매체 알아흐람과 AP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집트 야당 카라마당의 지도자 압델 아지즈 후세인은 이날 "11개 야당이 어제(5일) 만나 (대통령 임기연장에) 반대 입장을 선언했다"며 "야당들은 좌파 성향의 정당들을 포함해 '헌법을 수호하는 연합'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야당 지도자인 칼레드 다우드 전 헌법당 대표는 "우리는 최고헌법재판소에 헌법 개정안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들은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을 거쳐 2014년 탄생한 현행 헌법의 원칙들이 훼손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막기 위해 연임을 한 차례만 허용한다.
앞서 이집트 국회의원 150여명은 지난 3일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알리 압델알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이후 헌법 개정안은 5일 이집트 의회 내 전체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이집트 의회는 오는 17일 전 의원(596명)을 대상으로 한 총회에서 헌법 개정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야당이 대통령의 임기연장을 반대하지만 힘이 약하기 때문에 개헌안이 결국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의원들은 대부분 엘시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사들로 평가된다.
개헌안이 의회를 거쳐 국민투표까지 통과하면 엘시시 대통령은 최소 2024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엘시시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던 2013년 무함마드 무르시 민선 정부를 축출하는 데 앞장섰고 이듬해인 2014년 5월 대선에서 당선됐다.
작년 3월 대선에서는 97%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2017년 11월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3선 연임의 대통령을 추구하지 않겠다"며 "이집트 헌법을 개정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이집트를 30년 동안 철권통치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처럼 장기집권을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엘시시 대통령이 집권한 뒤 이슬람조직 무슬림형제단 등 반대 인사들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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