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캐나다, 5G 장비 입찰서 화웨이 배제할 듯"

입력 2019-02-07 13:17  

블룸버그 "캐나다, 5G 장비 입찰서 화웨이 배제할 듯"
전문가들 "서방국가 일원인 캐나다가 화웨이 장비 쓰기는 힘들어"
캐나다 총리 춘제 축하에 中 누리꾼들 "멍완저우나 석방하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캐나다가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 입찰에서 중국 화웨이를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국가 안보 보좌관으로 재직했던 리처드 패든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의 존재는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며 "캐나다는 화웨이를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의 동맹국들도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고 있다"며 "캐나다가 서방국가의 일원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일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세계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로 성장한 화웨이 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은 화웨이 장비에 정보 유출을 가능케 하는 '백도어'(back door)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정부 통신장비 구매 등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고 있으며, 유럽도 그 뒤를 따를 조짐을 보인다.
캐나다 정부도 5G 장비 구매와 관련해 국가 안보 검토에 들어갔지만,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주중 캐나다 대사를 지낸 기 생 자크는 "트뤼도 총리는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인의 안전을 위해 발표를 미루고 있지만, 캐나다는 결국 5G 장비 입찰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멍 부회장이 체포된 후 전직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 등 캐나다인 2명을 국가 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했으며, 최근에는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된 캐나다인에 사형을 선고했다.
루사예(盧沙野)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화웨이 장비가 배제된다면 그 결과가 따를 것"이라며 캐나다가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트뤼도 총리의 춘제(春節·중국의 설) 인사가 중국 누리꾼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5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50초 분량 영상에서 중국어와 영어로 새해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2019년은 돼지의 해로, 돼지는 부와 정직, 성공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중국인이 캐나다 사회에 기여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돈 많이 버세요(恭喜發財)"라는 광둥어 덕담을 남겼다.
트뤼도 총리는 웨이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금껏 2천 개 이상의 글이나 동영상을 올렸으며, 53만여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신년 인사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누리꾼은 트뤼도 총리의 영상에 단 댓글에서 "캐나다는 즉각 멍완저우를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번에는 새해 인사라서 그냥 넘어가겠지만, 다음번 당신의 영상에는 반드시 '석방하라'는 댓글을 달겠다"고 밝혔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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