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트럼프 '러 스캔들' 조사위해 전 백악관 직원 영입(종합)

입력 2019-02-08 10:02  

美민주, 트럼프 '러 스캔들' 조사위해 전 백악관 직원 영입(종합)
하원 정보위원장, 전 NSC 직원 채용…"北·中 문제 전문가"
트럼프 "백악관 사람 훔친다…무제한적 대통령 괴롭히기" 강력 반발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 간 내통 의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을 겨냥한 의회 차원의 조사에 대해 "무제한적 대통령 괴롭히기(Unlimited Presidential Harrassment)"라고 강력 반발했다.
전날 민주당 소속인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이 정보위 차원에서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외 금융 이해관계를 살펴보기 위한 광범위한 신규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데 따른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프 정보위원장을 겨냥, "애덤 시프 하원의원이 러시아 공모 부분이 전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럴 아무런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 내 인생의 모든 재정적, 개인적 부분에 대해 들여다보겠다고 발표했다"며 "결코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다. 제한 없는 대통령 괴롭히기"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그들의 위원회들이 미쳐가고 있다"라며 "공화당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이런 짓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약 공화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조사했다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는 정부를 운영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어 "다른 위원회 위원장들도 같은 짓을 할 거란 이야기를 들었다"며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 차원의 전방위 조사를 경계했다.
그는 곧이어 트윗을 다시 올려 "대통령 괴롭히기"라고 대문자로 다시 쓴 뒤 "다시는 이런 일이 결코 일어나도록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을 훔치기까지 한다! 계속되는 마녀사냥!"이라고 적어 궁금증을 낳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시프 위원장이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한 관리들을 정보위에 채용했거나 조사했음을 시사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프 위원장이 지난해 백악관을 떠난 국가안보회의(NSC) 소속의 전직 관리 애비게일 그레이스를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그레이스는 오바마 전 행정부 말기인 2016년 백악관 NSC에 합류했으며, 정보위에 채용되기 직전에는 신미국안보센터(CNAS)에서 일했다. 그레이스는 중국과 북한 문제 전문가라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그레이스에 이어 트럼프 백악관에서 일한 두 번째 직업 공무원도 시프 위원장의 보좌진 합류를 고려 중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시프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밑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전직 관리들을 고용하려는 것은 백악관 내부 정보를 얻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하원 정보위의 한 관계자는 CNN에 "정보위의 감시와 조사 업무를 포함한 다양한 직무를 위해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다"며 "백악관에서 곧바로 채용한 직원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정보위 업무에 정통한 민주당 관계자도 블룸버그에 "이번 채용을 통해 트럼프에 대한 비밀 정보를 얻으려는 의도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전임 정부 시절부터 근무한 직업 관리들을 '딥 스테이트'(deep state·국가 정책과 정치를 왜곡하고자 막후에서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숨은 기득권)라고 부르며 정부 정책에 훼방을 놓는다고 의심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뒤 이런 의심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폭발'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가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하원을 '접수'한 민주당이 위원회별로 트럼프 행정부 및 대통령 개인에 대한 의회 차원의 전방위적 조사로 자신을 압박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시프 위원장은 전날 "의회는 외국의 (대선)개입을 밝혀내고, 러시아에 책임을 지우고,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의 관리들이 국익에 기여하도록 하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책임지게 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며 외국 정부 또는 개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프 위원장의 이러한 언급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건 대통령 괴롭히기라고 불릴 만하다. 불행한 일이고 우리나라를 해치는 일"이라며 "시프는 자기 이름을 날리려고 하는 정치꾼"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국정연설에서도 "경제적 기적이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막는 유일한 일은 멍청한 전쟁과 정치 또는 우스꽝스러운 당파적 조사"라며 하원 유관 위원회들의 조사 움직임을 '경제 발전의 장애물'로 지목한 바 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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