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안드로메다 충돌 시기 약 6억년 늦춰져

입력 2019-02-08 10:42  

우리 은하-안드로메다 충돌 시기 약 6억년 늦춰져
약 45억년 뒤 은하병합…3D 별 지도 만드는 가이아 위성 관측자료로 계산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리 은하는 이웃한 대형 은하인 안드로메다와 약 45억년 뒤 비껴가듯이 충돌하며 병합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당초 예측됐던 것보다 약 6억년가량 늦춰진 것이다.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롤런드 반 더 마렐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가이아(Gaia) 위성이 지난해 4월 공개한 2차분 관측자료를 토대로 안드로메다 은하(M31)와 삼각형자리 은하(M33)의 회전과 속도를 측정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실었다.
우리 은하와 함께 국부은하군에 속해있는 안드로메다와 삼각형자리 은하는 우리 은하에서 각각 250만 광년과 300만 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특히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 은하와 충돌해 인근의 우주 지형을 바꿀 것으로 예측은 됐지만 허블우주망원경 등에만 의존한 것이어서 정확도는 떨어졌다.
마렐 박사 연구팀은 별의 위치와 움직임을 정확히 측정해 3차원 지도를 만드는 임무를 수행 중인 가이아 위성의 자료를 연구에 활용했다.
유럽우주국(ESA)이 지난 2013년에 발사한 가이아 위성은 우리 은하 내 별 위치 지도를 만드는 중이지만 강력한 성능을 갖춰 인근 은하의 별까지도 포착했다.



연구팀은 안드로메다와 삼각형자리 은하 내 별의 위치와 움직임을 통해 두 은하가 어떤 방향으로 회전하며 움직이는지를 확인하고 앞으로 수십억년 뒤의 동선도 계산해 냈다.
그 결과, 삼각형자리 은하가 안드로메다 주변을 60억년 주기로 돌고 있다는 가설은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삼각형자리 은하가 안드로메다 은하에 빨려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또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가 여전히 충돌 코스에 있기는 하나 지난 2012년 허블우주망원경 관측을 토대로 한 예측과는 차이가 났다. 정면으로 충돌하기보다는 약 40만 광년의 거리를 두고 비껴가듯이 충돌해 궁극적으는 타원은하로 병합될 가능성이 크고, 그 시기도 39억년 뒤에서 45억년으로 늦춰졌다.
허블망원경은 안드로메다 등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잡아낼 수 있지만, 은하 내 별의 위치와 움직임 등은 가이아 위성이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 예측보다는 훨씬 더 정확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롤런드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 은하인 M31의 미세한 회전율을 정확히 측정하는 데 100년이 걸렸으며, 가이아가 해냈다"면서 "이는 은하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ESA의 가이아 프로젝트 담당 과학자 티모 프루스티는 "가이아는 우리 은하의 별 지도를 만들도록 고안됐지만, 이번 연구는 가이아가 그런 기대를 뛰어넘어 은하의 구조와 역동성에 관한 독특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가이아가 은하의 작은 움직임을 관측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더 정확한 관측 자료를 얻게될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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