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설' 베이조스 반격…"인콰이어러에 협박당했다" 폭로

입력 2019-02-08 13:38   수정 2019-02-08 14:31

'불륜설' 베이조스 반격…"인콰이어러에 협박당했다" 폭로
인콰이어러, 베이조스에 "우리 보도에 정치적 동기 없다고 성명 내라" 요구
블룸버그 "세계 최고 부호와 대통령 절친 간 설전 더 격렬해져"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세계 최고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사생활을 폭로한 타블로이드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 간의 전쟁이 한층 격렬해지고 있다.
AP·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7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내셔널 인콰이어러와 그 발행인인 데이비드 페커가 자신을 협박하고 강탈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인콰이어러가 베이조스의 지저분한 불륜 관계를 보여주는 문자 메시지 등을 폭로하자 베이조스 역시 인콰이어러 측의 추잡한 위협과 거래 제안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베이조스는 글에서 자신이 벌이고 있는 조사를 멈추지 않으면 더 상세한 뉴스와 노출이 심한 사진들을 발행하겠다고 인콰이어러 측이 협박했다고 밝혔다.
인콰이어러의 모회사인 아메리칸 미디어(AMI)의 변호사 존 파인은 그러면서 베이조스에게 양측이 모두 합의한 성명을 내라고 요구했다.
인콰이어러의 보도가, 정치적인 동기가 있거나 정치적인 힘에 영향을 받았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공개적으로 확인하라는 것이다.
인콰이어러 측은 또 다른 이메일에서 베이조스의 허리 아래를 찍은 셀카 사진, 달라붙는 속옷과 수건만 걸친 베이조스 사진, 베이조스와 불륜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폭스 TV 앵커 출신 로런 샌체즈의 노출 사진 등을 취재 과정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베이조스는 사설 조사관을 고용해 어떻게 인콰이어러가 그와 샌체즈 사이에 사적으로 오간 외설적인 문자 메시지와 사진 등을 확보했는지 등에 대해 진상을 파악하도록 했다.
AP는 "베이조스의 조사관들은 인콰이어러가 베이조스의 밀애를 보도한 것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임을 시사해왔다"고 전했다.
베이조스는 또 글에서 "갈취와 협박에 굴복하는 대신, 개인적으로 치러야 할 대가와 당혹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들(인콰이어러 측)이 보내온 이메일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AMI가 내게 안겨줄 어떤 개인적 난처함도 부수적인 것"이라며 "왜냐하면 여기에는 훨씬 더 중요한 일이 개입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같은 지위에 있는 사람조차 이런 종류의 협박에 맞서지 못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럴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베이조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앙숙으로 유명하다. 베이조스가 소유한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실어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WP는 (아마존의) 로비스트" 등의 발언으로 WP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공격해왔다.


특히 인콰이어러의 모회사 AMI의 사장인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이다.
페커는 2016년 대선 캠페인 때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주고 이 이야기에 대한 독점보도권을 사들이는 데 관여하기도 했다. 독점보도권을 확보한 뒤 실제 보도는 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도를 막은 것이다.
블룸버그는 베이조스가 전례 없는 깜짝 폭로에 나서면서 "세계 최고의 부호와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 간 말의 전쟁이 한층 격렬해졌다"고 보도했다.
AMI나 백악관 측은 베이조스의 폭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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