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주전 골리 달튼, 변함없이 한국 골문 지켜
일본전 3경기 1실점 "일본전에는 좀 더 집중력이 생긴다"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맷 달튼(33·안양 한라)이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압도적이다.
아이스하키에선 골리가 팀 전력의 60∼70%를 차지한다. 야구에서 특급 에이스를 떠올리면 된다.
한국이 지난해 평창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사상 첫 월드챔피언십(톱디비전) 진출의 쾌거를 이룬 것은 캐나다 출신의 '철벽 수문장' 달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달튼은 그의 헌신적인 자세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달튼은 2017년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핀란드와 2차전에서 경기 중 퍽에 맞아 앞니가 깨졌는데도, 끝까지 골문을 지켰다.
평창올림픽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6일 개막한 '레거시컵 2019 KB금융 챌린지 대회'에서도 달튼은 대표팀의 부름에 기꺼이 응했다.
올림픽에서 뛴 남자 아이스하키 귀화 선수 7명 중에서 현역에서 은퇴한 브락 라던스키를 제외하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는 달튼과 알렉스 플란트, 에릭 리건 3명뿐이다.
8일 강릉하키센터에서 대표팀 연습을 마친 달튼은 "내가 받은 것을 되돌려주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며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서 한국 아이스하키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내가 요구하는 것이 뭐든, 난 한국 아이스하키를 위해 뛸 자세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출신인 달튼은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리그(KHL)에서 활약하다가 2014년 국내 실업팀인 안양 한라에 입단했다.
당시 러시아에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의 뜨거운 열기를 직접 느낀 달튼은 자연스럽게 올림픽 무대를 동경하게 됐다.
달튼은 2016년 3월 특별귀화를 통해 올림픽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게다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장비 곳곳을 태극기로 장식했고, 골리 마스크에는 충무공 이순신의 그림을 새겨 넣었다.
달튼이 태극마크에 얼마나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달튼은 "대표팀의 일원으로 모든 순간을 즐겼다"며 "한번도 내가 받은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 적이 없다. 내 마음 한구석에는 내가 얻은 잊지 못할 경험을 돌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평창올림픽 이후 대표팀은 점진적인 세대교체에 들어섰지만, 달튼이 차지하는 자리만은 그대로다.
한국은 이번 '레거시컵 2019 KB금융 챌린지 대회'에서 2연패를 당했다. 1차전에서 라트비아에 2-6으로 패했고, 2차전에서는 카자흐스탄에 1-5로 졌다.
달튼은 "지금의 대표팀은 백지선 감독이 새로 부임했을 때를 떠올리게 한다"며 "새로운 선수들이 대표팀의 시스템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당한 2연패가 '백지선호'에 합류한 '젊은 피'들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필요한 시행착오라는 것이다.
달튼은 이날 오후 7시 30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리는 일본전에 대해서는 "세계선수권처럼 중요한 경기는 아니지만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라이벌이지 않으냐"며 "중요성을 잘 안다. 출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과 역대 전적에서 3승 1무 19패로 절대 열세지만 달튼이 골문을 지킨 2016년 이후 대결에서는 3연승을 거뒀다.
달튼은 이 3경기에서 단 1골을 내줬다. 달튼은 "일본전에서는 좀 더 집중력이 생긴다"고 웃으며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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