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관광객을 잡아라…여행사에 당근 주는 지자체

입력 2019-02-09 08:00  

단체 관광객을 잡아라…여행사에 당근 주는 지자체
모객 등 실적 따라 인센티브, 크루즈 유치 땐 최대 5천만원 지원
"서울·대도시에 집중된 관광객 분산 효과 있어 필요한 제도"




(전국종합=연합뉴스) 새해 벽두부터 관광객을 한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한 전국 지방자치단체 열기가 뜨겁다.
관광시설을 조성하는 것 못지않게 각 시·군마다 유치실적에 따라 여행사 등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으로 관광객 유치 경쟁을 시작했다.
과거 관광버스 등에 관광종사자들이 음성적으로 제공하던 '뒷돈'이 아니라 지자체가 예산을 책정해 숙박이나 지역 음식점, 유료 관광지 이용 실적에 따라 투명한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준다.
올해 관광객 1천만명 유치 목표를 내건 울산시는 지난해 1명당 5천원까지 지원했던 체험비 상한액을 1만원으로 올렸다.



개별 자유여행을 즐기는 최근 여행 추세를 반영하고 철도·항공 관광을 활성화하려고 8명 이상이 철도·항공편으로 울산에 오면 1명당 1만원씩을 새로 지원한다.
크루즈 관광객을 데려오는 여행업체에는 1명당 1만원씩을 지급한다.
크루즈 규모에 따라 현지 대행사와 선사에도 1천만∼5천만원을 지급한다.
내국인 20명 이상, 외국인 5명 이상에게 지원하는 숙박비, 버스비, 전세기 유치지원액, 홍보마케팅비를 지난해 수준으로 준다.
울산시는 70명 이상 전세기를 유치하면 500만∼2천만원까지 지원한다.
지난해를 '창원방문의 해'로 선포했던 경남 창원시는 올해도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었다.
주력산업인 제조업 침체를 극복하는데, 관광산업이 도움이 되리란 판단에서다.
창원시는 관광진흥조례 시행규칙을 바꿔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했다.
올해부터 내국인 20명(외국인은 10명) 이상 단체관광객이 창원시에서 하루 숙박을 하면 1명당 1만5천원(1박 기준), 2만원(2박), 2만5천원(3박)씩 여행사에 인센티브를 준다.
식당 2곳, 유료 관광지 1곳 이상씩을 방문하면 버스 임차료를 관광객 1명당 1만3천원씩 지원한다.
해외 항구를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선이 창원시에 들를 때는 500명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외국인 100명 이상이 하선해 유료 관광지 1곳 이상을 찾으면 1명당 1만원씩 여행사에 지원한다.
창원시는 이외에도 시가 정한 기준을 만족하면 유람선 승선료, 전통시장 방문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송지언 창원시청 관광과 관광마케팅 담당 주무관은 "그냥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영수증, 관광객명단 등 근거자료가 확실하게 있어야 한다"며 "관광객들이 지역에 머물면서 식사를 하는 등 소비를 하게 되면 인센티브 이상의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을 '포항 방문의 해'로 선포한 경북 포항시 역시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면 여행사에 인센티브를 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이 있어 수학여행 등 단체 여행객이 많은 경북 안동시는 15명 이상 수학여행단(현장체험학습) 당일 버스비를 1대에 20만원씩 지원한다.
'내일로 티켓'으로 1주일 동안 전국을 여행하는 학생 숙박 지원금은 지난해 1만원에서 올해 2만원으로, 시티투어버스 할인권은 3천원에서 6천원으로 올린다.
전남 진도군, 전북 무주군, 강원도 양구군 등 군(郡) 단위 지자체들도 여행사에 지원금을 주는 방식으로 단체 관광객 확대를 꾀한다.
고계성 경남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서울·부산 등 대도시와 경쟁하려면 지방 도시들이 모객 실적에 따라 여행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불가피하다"며 "인센티브 제공이 수도권과 대도시에 편중된 관광객을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어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시행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행사들이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들어간 마케팅 비용을 보상하는 차원에서라도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sea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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