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설 개방 최우선 전제는 학생들 안전과 수업권 보장"

입력 2019-02-08 18:38   수정 2019-02-08 20:21

"학교시설 개방 최우선 전제는 학생들 안전과 수업권 보장"
문체부-교육부 업무협약…학교를 지역 문화체육생활의 거점으로

(고양=연합뉴스) 이웅 기자 = 정부가 초·중·고등학교를 지역 주민들의 문화체육생활 거점으로 육성하면서 학생들의 수업권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8일 경기도 고양 신일중학교에서 학교 부지 안에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쓸 주민편의시설을 설치하는 '학교시설 복합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부총리는 "학교시설 개방을 추진하면서 가장 우선으로 전제하는 것이 학생들의 안전과 수업권 보장"이라며 "학생들이 안전하게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데 피해를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아직은 확실한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아 걱정이 있지만 앞으로 제도를 보완하고 법적 대책을 세워 걱정하는 문제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도 장관은 "여러 의견을 새겨듣고 안전과 운영상의 문제들을 해결할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학교체육의 활성화를 통해 학교가 활력을 되찾고 누구누구의 스포츠가 아니라 누구나의 스포츠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역 주민이 체육관과 도서관, 전시장, 강당 등 다양한 학교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학교시설을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것이 골자다.
도 장관은 "올해 150억원 규모로 예정된 교내 개방형 체육관 조성 사업을 포함해 학교 내에 다양한 형태의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SOC)을 확충해 나가겠다"며 "이를 지역 주민에게 개방해 학교를 학생과 지역 주민 누구나 편하게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체육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문체부의 업무협약식 이후 진행된 간담회에는 학생·학부모·관련 교육기관 관계자, 수영선수 박태환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현재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된 신일중 교내 스포츠센터를 예로 들면서 학교시설 개방과 관련한 안전 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선오 신일중 교장은 "교내 수영장 이용 시 주민들과 학생들의 사용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아 생기는 문제와 수업 시간 중에 외부인이 제재 없이 학교로 들어오는 데 대한 민원들이 있다"며 "아직 사고는 없었지만 안전 문제에 대한 걱정이 없도록 시설관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학부모이자 지역 주민인 김애경 씨는 "안전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체육시설을 갖게 돼 주민들이 좋아하지만, 학교시설 개방으로 학생들이 피해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출입문을 따로 만들고 안전전문가를 배치해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해야 하며, 지자체가 (시설관리에) 좀 더 책임을 질 수 있게 해야 하다"고 말했다.
고현철 신일스포츠센터 대표는 "신일중학교는 (학생과 주민의) 동선 분리가 안 된 채로 시설이 지어졌는데 펜스 설치를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 학교시설 개방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 체육시설과 학교의 분리를 우선으로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활체육 정착을 위해선 시설뿐 아니라 전문강사 등 전반적인 인프라가 확충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태환은 "세월호 참사 이후 초등학생의 생존수영 교육이 의무화됐지만 인프라가 부족해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면서 "유아 프로그램과 시설이 없다 보니 수영 교육 시작이 너무 늦다. 수영장만 지을 게 아니라 어린아이들을 가르칠 강사나 선생님도 필요하다. 여러 부분이 합쳐져야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업무협약에는 학교 내 생활밀착형 SOC 확충 외에도 엘리트 육성 중심의 학교운동부 제도 개선, 평생 독서 습관을 위한 독서 수업 플랫폼 구축,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한복 교복 시범사업 추진 등이 포함됐다. 교육부와 문체부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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