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이제 용균이를 보내야 하는데, 어떻게 보내야 할지 참담합니다. 저는 아들 없이 어찌 살아야 합니까?"
8일 저녁 고(故) 김용균 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9일 발인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추모행사다.
체감온도 영하 9.7도의 추위에도 고인과 마지막 밤을 함께 하려는 시민 200여명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장례식장 앞 공터는 빼곡한 모습이었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지난 두 달간 충격적인 일들이 연이어 벌어졌다"며 "용균이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여기저기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다녔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아들을 보내면 이제 무슨 희망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힘겹게 눈물을 참았다.
고인의 한 동료는 "두 달 동안 냉동고 안에 있던 용균이를 생각하니 마음 아프다"며 "다음 생에는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 한다"고 준비해온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민주노총 이진우 노동안전보건부장은 "이 순간에 수많은 김용균이 현장에 있다"며 "구조적 위험이 제거되지 않으면 죽음의 행렬은 산업과 업종을 달리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행사에서는 한국작가회의 소속 전비담 시인과 봉윤숙 시인이 직접 준비한 추모 시를 낭독하고, 소리꾼 최은희 씨와 이소선 합창단 등이 추모 공연으로 고인의 넋을 기렸다.
문화제 도중 김미숙 씨는 수차례 고개를 떨구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자리에 함께한 시민들도 촛불을 든 채 "엄마 고맙습니다, 엄마 힘내세요"라고 외치며 김미숙 씨를 위로했다.
지난해 12월 11일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용균 씨의 장례는 7일부터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발인은 9일 오전 4시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9일 오전 태안화력발전소와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차례로 노제를 지낸 뒤, 정오께 광화문광장에서 고인의 영결식을 열 예정이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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