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러시아와 독일 간의 천연가스관 연결사업인 '노르트 스트림 2'(Nord Stream 2)와 관련해 독일이 러시아와 우선적으로 협상권을 갖도록 합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보도했다.
회의에서는 불가리아를 제외한 27개국이 이런 방안을 지지했다.
이번 방안은 독일과 프랑스가 합의한 내용이다.
전날 프랑스는 EU가 노르트 스트림 2를 엄격히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독일을 긴장시켰다.
EU에서 상당수 국가는 가스 공급업자와 가스관 운영자를 구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었다. 이 방안은 노르트 스트림 2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독일과 러시아가 난감해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합의안에서는 공급업자와 운영자를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를 하기로 했다.
일단 독일이 러시아와의 선(先)협상권을 갖는 것을 인정해 이번 사업이 좌초되는 것을 막되, 이번 사업을 견제하는 방안에 대해 추가로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가스관 사업이 독일과 프랑스 간의 갈등 요소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EU 집행위 회의에 앞서 양국이 타협안을 낸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합의는) 독일과 프랑스 간의 협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었다"라며 "이번 방안은 EU의 법적 프레임을 더 일관적이고 투명하게 만들고 가스 인프라에 대한 투자자와 사용자를 위한 법적 확실성을 보장해주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르트 스트림 2는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로부터 독일로 직접 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현재 가스관 1천200㎞ 가운데 4분의 1 정도가 완성됐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은 노르트 스트림 2가 완공될 경우 에너지 분야에서 유럽이 러시아의 위협에 더 취약해질 것이라며 사업을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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