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YMCA서 '2·8독립선언 100주년 심포지엄' 개최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100년 전 조선인 유학생들이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외쳤던 2·8독립선언이 조선뿐 아니라 일본의 역사와 대만, 중국의 독립운동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노 야스테루(小野容照) 규슈대 교수는 9일 재일본한국YMCA(이하 도쿄YMCA)가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도쿄YMCA회관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한 '2·8독립선언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2·8독립선언은 한 나라의 역사를 넘어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유하는 '동아시아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2·8독립선언은 제1차대전 종결 후의 일본 사회에 '개조'를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며 "일부 지식인과 학생이기는 했지만 일본인들이 조선 지배 문제에 대해 처음 마주 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오노 교수에 따르면 당시 선언에 참여한 유학생들은 1차 세계대전 후 제국주의의 타파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던 일본인들과 교류가 적지 않았다.
특히 기독교 사회주의 운동가 요시노 사쿠조(吉野作造) 교수를 중심으로 결성된 '여명회(黎明會)'의 경우 선언 직후인 1919년 3월19일 모임에 선언에 참여했던 조선인 유학생들을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조선인 유학생들은 선언의 취지를 설명하며 2·8독립선언과 3·1운동을 했던 조선인들의 심정을 설명했다.
오노 교수는 "2·8독립선언은 일본 사회운동가들이 처음으로 조선을 이해하게 된 계기였다"며 "마찬가지로 조선에서 온 유학생들도 일본인 전체를 적대시하는 시선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오노 교수에 따르면 2·8독립선언은 대만인들이 국가주의를 자각해 자치를 요구하는 운동이 펼치는 데 영향을 줬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2·8독립선언과 3·1운동 소식이 현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고, 이는 1919년 베이징대 학생들이 일으킨 항일 운동인 5·4운동이 발발한 계기 중 하나가 됐다.
오노 교수는 "조선사의 관점에서 2·8독립선언은 3·1운동의 도화선이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동아시아의 독립운동 역사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 윤경로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명예교수(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는 "2·8독립선언은 3·1운동을 비롯해 이후 전개되는 다양한 독립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하지만 청년들의 염원인 독립은 1945년까지 이뤄지지 못했고, 6.25 전쟁을 거쳐 조국은 분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한국 근대사의 3대 사건인 2·8독립선언,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100주년이 되는 황금돼지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획기적인 진전이 생겨 100년 전 외쳤던 자주·독립의 정신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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