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아파트 붕괴, 나흘째 구조작업…사망자 17명으로 늘어
일가족 9명 장례식 '눈물바다'…에르도안 "이번 사고 교훈 많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아파트 붕괴사고의 구조작업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사망자가 17명으로 늘었다.
파흐렛틴 코자 터키 보건부장관은 9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카르탈 구역에서 발생한 8층짜리 주거건물 붕괴사고의 사망자가 현재까지 17명이라고 밝혔다.
구조된 14명 중 13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 가운데 7명은 부상 정도가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오후 4시께 카르탈 지역에서 8층짜리 건물이 갑자기 무너져, 안에 있던 사람들이 잔해 아래 매몰됐다.
당국은 인력과 중장비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5명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전날 16세 소년이 구조된 후로는 추가 구조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
셰이마 캄부르(29·여)의 가족은 사고가 발생한지 나흘째인 이날까지 엄마인 캄부르와 두 아이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구조현장을 지켜보며 애타는 마음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렸다.
캄부르의 사촌 이스마일 우우를루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잔해 아래 갇힌 매몰자가 몇 명인지는 확실치 않다.
자치단체 등록 기준으로 이 건물에는 14가구 43명이 살았다.
이날 오후 사고 현장 인근 사원에서 열린 알렘다르 일가 9명의 장례 기도회에 참석한 유족과 이웃 주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애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장례 기도회를 찾아 조문했다. 부상한 14명 가운데 5명도 알렘다르 가족들로 알려졌다.
건물이 무너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터키 매체는 불법 증축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무너진 건물은 27년 전 지어졌으며, 이후 건물 상단부 3개 층이 불법으로 증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는 병원을 찾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윤을 더 남기려다가 매우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면서 "이 사건에 교훈이 많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구 유입으로 급속한 도시 팽창을 겪은 이스탄불에는 불법 건·증축 건물이 무수히 많으며, 선거 공약 등으로 이들을 합법화하는 조처가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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