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가족' 정가람 "양배추 먹는 색다른 좀비 보셨나요?"

입력 2019-02-11 13:39  

'기묘한 가족' 정가람 "양배추 먹는 색다른 좀비 보셨나요?"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지금까지 이런 좀비는 없었다. 사람 피를 탐하는 흉측한 좀비가 아니다. 양배추를 먹는 채식주의자에, 피보다 케첩을 더 좋아하는 '훈남' 좀비다. 더구나 '회춘 바이러스'를 전파해 너도나도 그에게 물리려고 팔뚝을 내민다.
배우 정가람(26)이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기묘한 가족'(이민재 감독)에서 연기한 좀비 캐릭터다.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정가람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기존과 완전히 다른 신선한 좀비 영화여서 제가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부산행'을 비롯해 온갖 좀비 영화는 다 봤어요. 그래도 제 캐릭터는 참고할 만한 작품이 없다 보니 '한번 만들어보자'는 심정으로 연기했죠."
이 작품은 한가로운 농촌 마을에 나타난 좀비를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가족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물이다.


정가람은 휴먼 바이오 실험실에서 탄생한 좀비로, 실험 중 탈주해 시골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한 가정에 들어가는 '쫑비' 역을 맡았다. 극 중 그의 대사는 딱 한 마디뿐이다. 나머지는 "으어어…" 라는 의성어로 표현한다.
정가람은 "말 대신 행동과 표정으로 소통해야 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상황은 웃긴대, 좀비가 대놓고 웃을 수 없다 보니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쫑비' 주식은 양배추다 보니, 정가람은 촬영 중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양배추를 먹어야 했다. 그 위에 케첩까지 뿌려 먹는다.
"밭에 있는 양배추를 생으로 물어뜯는데, 정말 쓰고 진짜 안 뜯기더라고요. 이가 다 아플 정도였죠. 나중에는 케첩 범벅인 양배추를 먹다 보니 입안이 온통 헐더라고요. 촬영 끝나고 한동안 케첩과 양배추는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주유소집 막내딸 해걸 역을 맡은 이수경과 로맨스 연기도 펼쳤다. 이수경의 '조련'으로 점차 인간적인 면모를 찾아간다. 좀비와 인간의 로맨스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 '웜바디스'(2013)의 주연 니콜라스 홀트를 떠올리게도 한다.


"'웜바디스'는 재밌게 본 영화지만, 이 영화는 설정 면에서 다른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로맨스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긴장하긴 했죠. 더구나 제 또래와 호흡을 맞춘 적도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감독님이 해걸과 쫑비가 만났을 때는 애틋함이 느껴져야 한다고 주문하셨는데, 동생인 수경이를 인간적으로 좋아하다 보니까 그런 감정이 자연스럽게 묻어난 것 같습니다."
정가람은 신인이지만 세심하고 안정감 있는 연기로 충무로 기대주로 꼽힌다. 영화 '4등'(2016)에서 천재 수영선수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시인의 사랑'(2017)에 이어 지난해 '독전'에서 강력반 팀 막내 역으로 존재감을 각인했다.
정가람은 "액션이나 평범한 로맨스 연기를 해보고 싶다"면서도 "지금은 배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할 때"라고 강조했다.
"제가 잘하는 것만 하거나, 쉬운 길을 가기보다는 하나하나씩 도전하면서 이뤄가고 싶어요. 요즘은 배우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살아남기가 쉽지 않구나', '인생이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보다 항상 먼저 나와서 준비하는 스태프를 생각하면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 되죠."
정가람은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에 출연하며, 올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개봉도 앞뒀다.


fusion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