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해경, 사고 23개월 만에 12명 1차 기소
심해수색 후 과실치사·과실선박 매몰 혐의 추가 기소 예정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10개월 전 선체 격벽에 심각한 변형 현상이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 등으로 선사 폴라리스쉬핑 김완중 회장 등이 사고 발생 23개월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해양·환경범죄전담부(이동수 부장검사)와 부산해양경찰서(박승규 서장)는 11일 선박안전법 위반 등으로 김 회장 등 선사 관계자, 한국선급 검사원, 검사업체 대표 등 1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 등은 2016년 5월께 스텔라데이지호 평형수 3번 탱크의 횡 격벽이 변형된 사실을 알고도 감독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격벽 아랫부분이 부풀어 오르고 격벽을 덧댄 수직 보강재 대다수에 휘는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3개월가량 운항을 강행했다.
또 이후에도 '심각한 격벽 변형으로 정밀한 계측과 검사가 필요하다'는 외부 검사업체 의견을 무시한 채 해양수산부에 해당 결함을 신고하지 않고 변형된 격벽 수리만 간단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격벽 변형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고로 이어진 하나의 전조증상으로 볼 수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 회장 등은 앞서 2014년 6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스텔라데이지호를 비롯한 개조 선박 19척에 철광석을 균일하게 싣는 균일적재 조건으로 한국선급에 선박 복원성 승인을 받았으나 화물창을 하나씩 건너가며 철광석을 적재하는 격창적재 방식으로 87차례 운항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과 해경은 이런 격창적재 운항으로 화물이 있는 화물창과 빈 화물창 사이에 있는 격벽이 하중 차이로 뒤틀리게 되고 선체 특정 부분에 과도한 응력이 작용해 결과적으로 선체 강도를 떨어뜨리고 피로 균열을 일으키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선체 강도를 높이려고 비워두도록 설계 승인된 선체 바닥 공간에 물과 기름이 섞인 혼합물을 저장해 선체 바닥이 부식되도록 한 혐의도 확인해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이후 선박 안전운항 위반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이 들끓고 선사 내부에서 스텔라데이지호 격창적재 문제점에 대해 개선 의견과 대책까지 보고됐지만 한 척당 4억원에 달하는 수리비용과 수리 기간 영업을 하지 못하는 영업손실 때문에 불법 운항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시작된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 결과를 보고 김 회장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와 과실선박 매몰 혐의 기소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철광석 26만t을 실은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31일 오후 11시 20분께(한국시각) 남대서양 해역에서 갑자기 침몰했다.
승무원 24명(한국 선원 8명, 필리핀 선원 16명) 중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됐고 22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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