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머 영구 구제하라"…애플·아마존 등 100여社 의회에 서한

입력 2019-02-12 02:51  

"드리머 영구 구제하라"…애플·아마존 등 100여社 의회에 서한
"그들은 동료…드리머 잃으면 GDP 3천500억달러 손실"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애플과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추방 위기에 몰린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다카·DACA) 수혜자, 이른바 '드리머'(dreamer)에 대한 영구 구제를 의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예산 반영 요구로 갈등을 빚고 있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제2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막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드리머들을 영구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법안을 초당적으로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의회에 보낸 것이다.
11일 미 CNBC 등에 따르면 애플과 아마존을 비롯한 미 100여개 기업은 서한에서 "(셧다운 종료로) 연방정부가 재가동되고, 이민과 국경보안 문제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지금이 의회가 드리머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확실성(certainty)을 제공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때"라고 밝혔다.
서한 서명자에는 팀 쿡(애플),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순다르 피차이(구글), 잭 도시(트위터) 등 실리콘밸리 거대 IT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포함됐다.
다카는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불법이주한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청년들이 걱정 없이 학교와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추방을 유예한 행정명령으로 최대 80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9월 다카 폐지를 결정하고 6개월 유예기간을 주면서 의회에 대체 입법을 요청했으나 협상은 공전해왔고, 이후 다카 폐지 정책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들은 서한에서 "그들은 우리의 친구이자 이웃이며, 동료"라면서 "의회가 지금 행동을 하면 그들은 법원이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하도록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절대다수의 미국인들이 드러머들을 추방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수없이 목도해왔다"면서 "미 고용주들과 수십만명의 드리머들은 의회가 더는 지체없이 초당적이고 영구적인 드리머 보호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카 수혜 근로자(드리머)들을 잃으면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3천500억 달러(약 393조9천250억원), 미 세수(稅收)에서 900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리머들이 추방될 경우 이는 미국의 노동력과 경제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뉴욕타임스(NYT)에 광고전도 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이 드리머 구제를 촉구하면서 셧다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협상을 거론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타협안의 하나로 '다카 카드'를 꺼낸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까지 이어진 35일간의 셧다운 과정에서 자신이 요구하는 국경장벽 예산 57억 달러를 예산안에 반영해주면 '다카' 프로그램을 3년간 연장하겠다고 민주당에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장벽예산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다카 관련 제안도 충분하지 않은 임시적 해법이라고 평가하면서 거부했다.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을 매개로 제2의 셧다운을 막기 위한 공화-민주당의 협상에서 드리머 구제법안의 도출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화·민주당은 지난달 25일 '잠정 예산안' 합의를 통해 셧다운 사태를 일단 풀고 여야 상·하원 소속 17명이 참여하는 초당적인 양원 협의회를 구성, 국경장벽 예산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 불발 시 미국은 또다시 오는 16일부터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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