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코모도섬, 내년 관광객 안받는다…"도마뱀 서식환경 개선"

입력 2019-02-12 12:29  

인니 코모도섬, 내년 관광객 안받는다…"도마뱀 서식환경 개선"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계적 희귀동물인 코모도왕도마뱀의 서식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코모도섬이 내년 한 해 동안 외부 관광객을 받지 않기로 했다.
12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와 동(東)누사텡가라 주 정부는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국내외 관광객의 코모도섬 출입을 금지한다는 방안에 합의했다.
동누사텡가라 주 관광 당국은 "이 기간 코모도섬에서는 코모도왕도마뱀의 서식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모도섬을 비롯한 29개의 섬으로 이뤄진 코모도 국립공원에선 코모도왕도마뱀의 개체 수가 2014년 3천93마리에서 2018년 2천897마리로 차츰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 왔다.
주된 원인으로는 무분별한 밀렵이 지목된다.
주변 지역에서 배를 타고 와 코모도왕도마뱀의 주된 먹이인 야생사슴을 무더기로 밀렵하는 이들 때문에 개체 수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코모도왕도마뱀은 자신보다 작은 동족을 잡아먹는 습성이 있기에 먹이가 부족하면 급격히 수가 줄게 되며 주민과 관광객들을 공격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에 동누사텡가라 주 정부는 코모도 국립공원 전역을 1년간 폐쇄하고 사슴을 방생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려 했지만, 중앙정부와 관광업계의 반대에 부닥쳐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관광여행업협회(Asita) 동누사텡가라 지사 관계자는 "보통 알려진 것과 달리 코모도왕도마뱀은 코모도섬이 아닌 주변 다른 섬에서도 다수 서식하고 있다"면서 "코모도섬이 폐쇄돼도 관광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코모도 국립공원을 방문한 관광객의 수는 17만6천여명으로 전년도보다 48% 이상 증가했으며, 현지인 상당수는 관광 수입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취약종(vulnerable)인 코모도왕도마뱀의 몸길이는 평균 2.3m이고 체중은 80㎏ 내외이지만, 간혹 3m가 넘게 자라 체중이 160㎏에 육박하는 개체도 발견된다.
최근에는 덩치가 자신보다 큰 동물을 사냥하기 위한 강한 출혈 독을 지니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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