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앨범 낸 김봄소리-블레하츠 "이렇게까지 잘할 줄 몰랐죠"

입력 2019-02-12 13:35  

첫앨범 낸 김봄소리-블레하츠 "이렇게까지 잘할 줄 몰랐죠"
DG서 듀오 앨범 발매…"같은 프로그램으로 내년까지 콘서트"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김봄소리가) 잘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습니다. 폴란드 음악의 영혼을 훌륭하게 표현해줬어요."(라파우 블레하츠)
"떨리는 마음으로 첫 리허설에 갔지만, 라파우가 연주하는 포레의 긴 피아노 전주 부분을 듣자마자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다음부터는 리허설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몰입해서 즐겼습니다."(김봄소리)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30)와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폴란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33)가 오는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공연을 연다.
최근 세계적 클래식 음반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DG)을 통해 출시된 이들의 듀오 앨범 출시를 기념하는 공연이다. DG에서 발매된 라파우 블레하츠의 첫 실내악 음반이자 김봄소리의 DG 데뷔 앨범이다.
이들은 12일 서울 광화문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함께 한 작업에 대해 "정말 즐거웠다", "음악적 갈등도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간담회 중에도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친근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 인연의 시작은 2016년 10월 폴란드에서 열린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부터다.
블레하츠는 이 콩쿠르에 출전한 김봄소리의 연주를 듣고 직접 이메일로 함께 연주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고, 그의 팬이었던 김봄소리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김봄소리는 당시 콩쿠르에서 2위에 올랐는데 '1위보다는 탁월했다'는 논쟁적 평가가 잇따랐을 정도로 인상적인 연주를 펼쳤다.
블레하츠는 "김봄소리의 모든 경연 과정을 TV로 지켜봤다"며 "결선이 끝났을 때 제 마음속 1위는 이미 김봄소리였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콩쿠르 직후 김봄소리에게 이메일을 썼는데 DG에서의 앨범 계획, 다음 시즌부터 함께 하고 싶은 레퍼토리 등이 담긴 구체적이고도 진지한 '러브콜'이었다.
"실내악 분야에서는 음악적 이해도가 비슷한 동료를 찾는 게 정말 중요하죠. 둘 다 좋은 음악가여도 이해와 해석이 다를 경우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콩쿠르를 지켜보며 김봄소리와 저는 음악적 해석과 이해도가 굉장히 비슷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작업에 대해 기대가 컸고요."
블레하츠는 쇼팽 콩쿠르에서 1975년 명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이후 30년 만에 배출된 폴란드 출신 우승자로 유명세를 떨친 연주자다. 당시 임동민-동혁 형제가 공동 3위에 올라 국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
김봄소리 역시 블레하츠와의 작업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음악뿐 아니라 삶의 여러 부분에 생각이 깊은 연주자라 함께 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들은 첫 듀오 앨범에 프랑스와 폴란드 작곡가들을 담았다. 포레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A장조, 드뷔시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 소나타 D단조, 쇼팽의 녹턴 20번(나탄 밀스타인 편곡 버전)으로 구성했다.
블레하츠는 "프랑스와 폴란드 작곡가들은 음색과 톤을 다양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많다"며 "이들 곡을 연주할 때는 특별한 감성이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서울 공연 전 16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1일 울주문화예술회관, 22일 대구수성아트피아 공연도 갖는다.
이후에는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미국 투어 등도 예정됐다.
자타공인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이들 듀오를 장기적으로 볼 수 있을까.
"이번 앨범 프로그램으로 무대에 오르는 콘서트가 2020년까지 예정돼있어요. 그 이후요?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눠보진 못했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웃음)"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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