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셰 깨고 웃음 유발할 때 쾌감 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속편요? 저도 궁금합니다. 아직 아이디어가 없네요."
'극한직업'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은 13일 속편 제작 가능성에 대해 "사실 투자사, 제작사와 깊게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며 "다만 배세영 작가가 초고를 써준다면 해보겠다고 농담처럼 말한 적은 있다"고 답했다. 배세영 작가는 '완벽한 타인'의 각본을 쓰고, '극한직업'의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이 감독은 이런 내용을 포함해 관객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답했다.
그는 4번째 장편 연출작 '극한직업'이 경이적인 흥행을 기록한 데 대해 "그저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힌 뒤 "배우들의 명연기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 역시 "캐스팅을 완료한 시점"을 꼽은 뒤 "류승룡 선배의 캐스팅으로 안정감이 생겼고, 그 안정감을 바탕으로 신선하고 새로운 조합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게다가 신하균, 오정세라니…. 자신감이 불쑥 솟았다"고 떠올렸다.
'극한직업'은 전날까지 총 1천325만명을 동원, '괴물'(1천302만명)을 제치고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6에 올랐다. 조만간 역대 4위와 5위인 '아바타'(1천362만명)와 '베테랑'(1천341만명)의 기록도 뛰어넘을 기세다.
이 감독은 "코미디의 매력은 웃음이고, 웃음은 행복을 준다"면서 "이전 작품들은 웃음보다 감정을 따라가는 것이 더 중요했지만 '극한직업'은 상황을 따라가는 코미디로, 웃음 자체가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연출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영화 '스물' '바람 바람 바람' 등을 연출했고 '오늘의 연애' 각본을, '타짜-신의 손'과 '레슬러' 등의 각색 작업을 담당했다.
그는 '이병헌식 코미디 감수성'의 원천을 묻자 "가까이 있는 사람을 관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이야기한다"며 "흔하고 진부한 이야기라도 재미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진부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재미가 있어 많이 사용됐다는 뜻으로, 저는 그것을 한 번 더 비틀어 재사용하는 것을 즐긴다"면서 "클리셰를 깨고 웃음을 유발하고, 그것이 성공했을 때 오는 쾌감이 크다. 감동 코드를 섞지 않은 것은 싫어해서가 아니라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차기작으로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준비 중이다. 그는 "30대 여자 친구들의 일과 연애담을 소소한 수다로 녹여낸 작품"이라며 "하반기 편성 예정으로 3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고 소개했다.
fusion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