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정부 폭정 막겠다", 吳 "통진당 해산이 표 되나"(종합)

입력 2019-02-13 17:19  

黃 "정부 폭정 막겠다", 吳 "통진당 해산이 표 되나"(종합)
황교안, '굳히기' 전략으로 文정부 대립각
오세훈, 黃 때리며 수도권·중도층에 각인
김진태, 청와대 앞 1인시위 "문대통령 특검해야"

(서울·보령=연합뉴스) 안용수 이동환 이은정 기자 = 자유한국당 당권 레이스가 본격 점화하자 양강으로 꼽히는 황교안·오세훈 후보의 전략 차이도 분명히 드러났다.
황 후보는 초반 우위를 점했다는 판단에 따라 당내 경쟁보다는 문재인정부를 정조준한 반면, 오 후보는 황 후보를 '이념형 지도자'로 규정짓고 대립각을 선명하게 세우는 데 주력했다.
황 후보가 자신을 탄핵 후 패배주의에 빠진 당을 수습할 대항마로 자리매김하려 했다면, 오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프레임을 '수구와 개혁'의 대결 구도로 짜 수도권과 중도층의 지지를 흡수하려는 노림수가 엿보인다.


황 후보는 13일 충남 보령에서 열린 김태흠 의원 의정보고회에서 "문재인정부가 우리나라를 망가뜨리면서 경제는 무너지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며 "또 안보도 불안하기 짝이 없어 그냥 뒀다가는 회복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할 총체적 난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과 함께 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폭정을 막아내기 위해 당에 들어오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후보는 "주변에서 '싸울 상대는 밖에 있는데 내부에서 총질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제가 그것을 막고, 통합해서 한마음으로 이 나라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제가 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것 같지만 흙수저 중의 흙수저"라며 "가난하기 짝이 없어 도시락도 못 싸고, 아버지는 피난민 출신으로 고물상 하며 어렵게 살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서울 도봉을 당협위원회 간담회에서 "황 후보는 공안검사 출신에 본인 스스로 통합진보당 해산을 가장 큰 업적으로 내세우실 정도로 굉장히 이념형 지도자의 유형"이라면서 "통진당을 해산했다고 유권자가 표를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이번에 당선되는 분의 브랜드 이미지가 당의 이미지를 좌우한다"며 "중도층에 호소력 있게 다가가는 정당이 어느 정당인지를 생각할 때 이념형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을 할 때 만든 오세훈법 이후로 선거가 싹 바뀌었는데 뭔가 썩은 냄새가 나고, 잘못된 것을 싹 고친 사람하면 오세훈이 떠오르지 않느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이번에 뽑히는 당 대표의 얼굴을 보면서 한국당이 어떤 당인지를 떠올리게 된다"면서 "지방선거 때 폭망했는데 사실은 당시 홍준표 대표의 이미지도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김진태 후보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님이 최순실에게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라고 했다고 그 난리가 나지 않았는가"라며 "문재인 후보는 범죄자 드루킹에게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고, (재벌개혁) 공약으로 채택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드루킹 주도로 댓글 8천800만개가 만들어졌다. 이게 부정선거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라며 "청와대가 사실상 압력을 행사해 허익범 특검의 수사를 방해했기 때문에 선거법상 공소시효가 늘어났다. 문재인·김정숙 특검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에 이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가 양자 구도로 형성되면서 결국 계파 간 대결 성격이 짙어졌다.
이미 지난달 입당 직후부터 황 후보를 중심으로 친박계가 몰리고,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 등 영남권을 황 후보가 접수한 것 아니냐는 징후가 곳곳에 포착된다.
황 후보는 앞으로 당이 주최하는 TV토론에 집중하기 위해 언론 인터뷰를 최대한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실수에 따른 돌발 변수를 줄이고 현재 판세를 굳히기 위한 '안전 행보'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승부가 일방적인 '황교안 대세론'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차기 대권 잠룡군에 포함된 오 후보가 인물론에서 뒤지지 않고, 또 서울시장을 지냈을 뿐 아니라 개혁보수 이미지를 구축해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에서 비교우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영남권에서는 뒤져도 수도권과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앞선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라는 얘기다.
오 후보와 같은 복당파에는 상대적으로 수도권의 당협위원장이 많이 포진한 데다,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도 비박계 당협위원장이 많이 늘어 이들이 친박계에 반기를 들고 결집력을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aayy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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