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10만명당 9.6명꼴…20대 미만 암 발병 1위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여자 수영계의 최고 스타인 이케에 리카코(池江璃花子·19)가 백혈병에 걸렸다고 밝힌 뒤 이 병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도가 갑자기 높아졌다.
일본 신문들은 13일 이케에 선수의 백혈병 진단을 계기로 이 병이 어떤 질환인지 자세히 소개하면서 '치료 가능한 병이니 힘내라'는 문구를 싣기도 했다.
백혈병은 적혈구나 백혈구의 혈액세포가 분화할 때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 무제한 증식함으로써 발병한다.
백혈병은 암세포가 급속히 증식하는 급성과 천천히 증식하는 만성으로 크게 나뉘는데, 이케에 선수가 걸린 것은 급성인지, 만성인지 아직 판명되지 않았다.
일본수영연맹은 전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최종 확인에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일본 국립암연구센터가 작년 5월 처음 공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15~19세 일본인 암 환자 가운데 25% 정도가 백혈병 진단을 받는다. 20대 미만의 젊은 세대에선 백혈병이 암 발병 1위다.
산케이신문은 국립암연구센터 등을 인용해 일본에서 연간 약 1만명이 백혈병 환자로 진단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 10만명 당 9.6명꼴로 한국보다 다소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한국은 백혈병 발병률이 인구 10만명당 7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선 백혈병 치료에 항암제 투여 외에 조혈모세포 이식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약물치료보다는 몸에 부담을 더 주지만 완치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일본골수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을 원하는 환자는 2천930명, 조혈모세포를 제공하겠다고 등록한 사람은 49만 명에 달한다.
데시마 다카노리 홋카이도대학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급성 백혈병 환자의 70~80%는 항암제로 백혈병 세포를 없앨 수 있다"며 "항암제 치료를 6개월에서 2년 정도 하면 30~40%는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 치료법 개발도 진전되고 있다"며 이케에 선수가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0년 7월생인 이케에 선수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전지훈련 중이던 호주에서 서둘러 귀국해 검사를 받았더니 백혈병에 걸렸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알렸다.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6관왕을 차지한 이케에 선수는 내년 7월 개막하는 도쿄 하계올림픽 금메달 유망주로 일본 언론의 관심을 받아왔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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